대림초에 불이 세 개 켜졌습니다. 어두운 색에서 밝은 색으로 하나씩 켜져 가는 대림초는 어둠을 밝히는 빛으로서 구세주의 성탄이 임박했음을 상징합니다. 우리의 마음도 어둠을 벗고 빛이신 주님을 맞이하러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그래서 오늘 대림 3주일의 전례 말씀은 온통 기쁨으로 가득 차 메시아 시대의 기쁨을 앞당겨 이렇게 노래합니다. 

  “광야와 메마른 땅은 기뻐하여라. 사막은 즐거워하며 꽃을 피워라. … 그들이 주님의 영광을, 우리 하느님의 영화를 보리라. … 그때에 눈먼 이들은 눈이 열리고, 귀먹은 이들은 귀가 열리리라. 그때에 다리 저는 이는 사슴처럼 뛰고, 말 못하는 이의 혀는 환성을 터뜨리리라.”(이사 35.1-6 참조)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오실 분이 선생님 이십니까?” 묻는 세레자 요한의 제자들에게 메시아 시대에 이루어질 구원의 모습이 당신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요한에게 가서 너희가 보고 듣는 것을 전하 여라. 눈먼 이들이 보고 다리 저는 이들이 제대로 걸으며, 나병환자들이 깨끗해지고 귀먹은 이들이 들으며, 죽은 이들 이 되살아나고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듣는다.”(마태 11,4-5) 

  우리가 믿고 기다리는 예수님이 바로 이런 분이십니다. 모든 인간이 인간답게 존중받고 사랑받는 세상을 위하여 이 세상에 오셨고, 그것을 위해서 사시다가 권력자들과 기득권 세력들에게 미움을 받고 십자가 죽음을 당하신 바로 그 예수님을 우리는 기다리면서 그분의 삶을 살도록 초대 받고 있는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도 교회가 바로 예수님께서 주신 본래의 사명으로 돌아가 가난하고 소외되고 억압받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가난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한국 천주교회는 암울하고 야만적이었던 70~80년대 유신정권과 군사독재 정권을 거치면서 김수환 추기경님을 중심으로 부당한 정치권력에 온몸으로 저항하고, 경제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착취당하고 인간이하의 삶으로 내몰린 노동자와 농민, 도시 빈민들을 껴안으며 오늘의 500만 신자로 성장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소수의 권력자들에 의해서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 있으며, 물질주의, 개인주의, 소비향락주의라는 세속화의 거친 파도가 몰아치는 오늘, 교회는 무엇을 하고 있으며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요?

교회는 조직이나 제도라는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이 교회입니다. 성경 말씀과 교회의 가르침에 비추어 볼 때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서 부끄럽지 않게 살고 있는지 성찰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교회가 대림 3주일 을 자선 주일로 정하여 물질적 나눔을 실천하자는 정신을 마음 깊이 새겨야 할 것입니다. 마더 데레사는 물질적 가난이 어떻게 세상에서 사라질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모두가 함께 가난을 나눌 때 가능하다”고 대답하였습니다. 물질적 가난은 영적 가난이 해결될 때, 사랑으로 나누는 정신이 회 복될 때 자연히 해결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홍인식 마티아 신부 | 일원동 성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