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예수님교우 여러분, 지난 한 주간도 평안하셨습니까?

지난 주일에 Lavalla Centre에서 미사 참례하시는 사진을 보았습니다. 사진으로나마 여러분들을 뵙고 나니 조금은 마음이 놓입니다. 신부가 본당생활을 하다 보면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그 중에 때로는 어떤 일을 하기 위해서 교우들의 협조를 구할 때도 있고, 또 때로는 교회 공동체를 위한 어떤 직무를 맡기기 위해 교우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그런 부탁이나 협조 요청을 할 경우 대부분의 교우들은 본인에게 어렵고 힘든 사정이 있더라도 하느님과 교회를 위해 기꺼이 봉사해주시고 또 협조해 주십니다. 참 고마운 분들이시지요. 그런데 그렇게 , 하겠습니다” “, 한번 해보겠습니다라고 말씀하시기 전까지 재미있는 과정이 하나 있습니다. 마지막에는 그렇게 응답을 하시는 분들이라도 모두가 처음부터 선뜻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은 아닙니다. 처음에 신부가 “OOO, 같이 일 좀 합시다라고 말을 던지면 대부분의 교우들이 제일 먼저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아이고 신부님, 못해요, 안돼요.”

             “못해요” “안돼요”. 이 말이 참 재미있는 말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신자들은 그런 경우에 펄쩍 뛰며 이 말부터 먼저 하시면서 손사래를 치시지요. 도대체 신부가 무슨 일을 하자는 건지 어떤 직무를 맡길 것인지 본론도 이야기하기 전에 말입니다. 물론 본당 공동체에 지금 어떤 일이 급한 일이고 또 당장 어떤 사람들이 필요한지 그 사정을 잘 아시는 분들은 대충 짐작으로 알고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대부분의 신자들은 신부가 뭔 말을 하려고 하는지도 모른 체 그냥 일단 못해요” “안돼요라는 말씀을 먼저 하십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물으십니다. “그런데, 무슨 일인데요?” 마치 장례식장에 조문을 가서 일단 실컷 울고 난 다음에 그런데, 누가 돌아가셨어요?”라고 묻는 것과 같은 격입니다.

우리는 미사를 할 때마다 이렇게 우리의 신앙을 고백합니다. “전능하신 천주, 천지의 창조주를 믿나이다.” “전능(almighty, omnipotent)”은 말 그대로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음’ ‘못하는 일이 없음’ ‘안 되는 일이 없음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믿는 하느님은 못하시는 일, 안 되는 일이 없는 분이라고 고백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런 전능하신 하느님을 믿는 우리 입에서는 정작 너무나도 쉽게 못해요” “안돼요라는 말이 나옵니다. 재미있는 일이지 않습니까? 전능하신 하느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못해요” “안돼요를 외친다는 것은 심하게 이야기하면 모순된 신앙을 가졌거나 아니면 하느님을 진정으로 믿지는 않는다는 증거일 수 있습니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돌무화과나무더러 ‘뽑혀서 바다에 심겨라.’ 하더라도, 그것이 너희에게 복종할 것이다.” 예수님의 오늘 이 말씀이 바로 우리의 신앙이어야 합니다. “주님,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

하루라도 더 빨리 여러분들과 함께할 수 있기를 기도 드리며 멀리서나마 모든 우리 교우들께 하느님의 축복을 전해드립니다. 이번 한 주간도 하느님 안에서 활기찬 한 주 보내시기 바랍니다.

 

김종길 제오르지오 신부 / 호주 브리즈번 한인성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