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평화신문(제1447 호), 2018년 01월 07일 주님 공현 대축일


(생활속의 복음)  주님 공현 대축일 (마태 2, 1-12)  하느님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행동하기


*글: 조명연 신부, 인천교구 갑곶순교성지 전담


오랫동안 사용하던 노트북에 이상이 생겼습니다. 저는 이 노트북을 들고서 A/S 센터를 찾아가서 기사님께 “제 노트북에 이상이 

생겼습니다”라면서 문제의 부분을 말씀드렸지요. 기사님께서는 전원을 켜보지도 않고 먼저 노트북의 모델을 확인하더니 

곧바로 “이 노트북은 정상입니다”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무슨 말씀인가 했더니만, 구입한 지 너무 오래되었기 때문에 이상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지요. 

사람의 몸도 그렇습니다. 오랫동안 사용하면 문제가 생기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몸이 아프면 우리는 무조건 비정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사람의 몸은 가끔 병이 나는 것이 정상이라고 하네요. 우리 몸의 정화 시스템은 부패한 것들을 밖으로 보내는데 

이것이 바로 예상치 못한 ‘병’의 형태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따라서 ‘병’은 오히려 몸의 정화 시스템을 작동시키고 있다는 

지극히 정상적인 모습이라고 하네요. 

우리는 고통이나 시련을 비정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역시 정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안일한 마음에서 벗어나고, 

내 자신을 지금보다 더 성장시켜주는 가장 정상적인 일이라는 것이지요. 따라서 아무런 문제가 없음이 오히려 비정상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간다면 어떨까요? 지금 어떠한 상황에서도 좀 더 여유롭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가장 가난한 곳에 오신 구세주 예수님

사실 예수님께서도 이 땅에 아주 비정상적인 모습으로 오셨습니다. 하느님께서 나약한 인간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셨다는 사실,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연약한 갓난아기의 모습으로 오셨다는 것이 얼마나 비정상입니까? 여기에 화려한 궁전이 아닌 

가장 작고 보잘것없는 마을 베들레헴의 마구간에서 탄생하셨다는 것 역시 비정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를 비정상으로 바라보지 

않고 지극히 정상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주님의 별을 보고 예물을 가지고 경배하러 온 동방 박사들이었습니다. 

그들 역시 처음에는 세상의 관점을 정상으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세상의 관점을 가지고 예루살렘의 헤로데 임금을 

찾아가 “유다인들의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라는 말을 했던 것이었지요. 이 세상을 구원할 임금은 화려한 

궁전에서 그리고 많은 이들의 환영을 받으며 태어나는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아닐까요? 

그러나 그들은 하느님의 손길이 이 세상의 관점과는 너무나 다르다는 것을 긴 여행을 통해 깨닫게 됩니다. 초라한 마구간에 

누워 있는 연약한 아기의 모습은 세상의 관점으로는 비정상이지만, 하느님의 관점에서는 이것이 지극히 정상임을 깨달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제1독서의 이사야 예언자의 “일어나 비추어라. 너의 빛이 왔다. 주님의 영광이 네 위에 떠올랐다”(이사 60,1)는 말씀이 

실현되었음을 알고, 황금과 유황과 몰약을 봉헌했던 것이지요. 

세상 관점이 아닌 하느님 관점에 따라야

우리는 과연 세상의 관점에서 벗어나 하느님의 관점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있었을까요? 세상의 관점에만 머물러 있기 때문에 

하느님의 일에 대해 감사하지 못하고 늘 불평불만을 표현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이러한 마음이 들 때, 먼 땅에서 

부름을 받아 별의 인도에 따라 찾아갔던 동방박사들을 떠올려야 할 것입니다. 

동방박사들은 철저한 순명의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별의 이끔에 자신을 맡겼으며, 꿈에 헤로데에게 돌아가지 말라는 

지시에 순명하지요. 분명히 세상의 관점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그러나 철저하게 순명했기에 하느님을 만나고 

또 하느님의 일을 하는 큰 영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 역시 주님을 구세주로 고백하면서 주님께 맞갖은 예물을 드릴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를 사랑하시기에 가장 낮은 위치를 

피하지 않으셨던 것을 기억하면서, 우리 역시 그분의 사랑을 세상에 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랑의 예물을 봉헌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세상의 관점이 아닌 하느님의 관점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모습이 바로 빛이신 

주님을 맞이하고, 주님과 함께하는 유일한 길입니다. 


                                                               " Peace be with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