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평화신문(제1444호), 2017년 12월 17일 대림 3주일, 자선 주일


(생활속의 복음) 대림 제3주일 (요한 1,6-8, 19-28)   주님께서 기뻐하실 말을... 해야할 때입니다


*글:  조명연 신부 / 인천교구 갑곶순교성지 담당

                      

전에 성지순례로 요르단에 가서 겪었던 일 하나가 떠오릅니다. 이스라엘을 거쳐 요르단에 입국했는데 글쎄 제가 가지고 갔던 

여행 가방의 지퍼(zipper)가 고장 나서 닫을 수가 없었습니다. 성지순례 기간이 많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난감한 상황이었지요.

그런데 마침 호텔 맞은편에 여러 물건을 파는 상가가 보입니다. 이 상가는 화려한 백화점이 아니라, 우리나라 1970~80년대의 

분위기를 내는 잡화상들이 가득 모여 있는 곳이었습니다. 몇 군데를 둘러보면서 가진 생각은 가격을 무조건 깎아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호객 행위도 대단했고, 또 이런 곳에 있는 상점들은 손님들이 깎을 것을 대비해서 먼저 비싸게 가격을 부른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마침 마음에 드는 가방을 발견했습니다. 가격표를 보니 55달러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구입하는 가격보다 훨씬 저렴했습니다. 

꼼꼼하게 살펴보았지만, 저렴하면서도 동시에 괜찮았습니다. 그래서 그냥 구입하려고 했지만 혹시나 해서 짧은 영어 실력으로 

“Discount Please~~”(깎아주세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아주 흔쾌히 “Okay!!”(좋아요)라고 말하면서 25달러만 내라고 

하지 않습니까? 

두말하지 않고 25달러를 주고 구입한 가방을 들고서 기쁜 마음으로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만약 제 생각에 싸다는 생각에 깎아 

달라는 말을 하지 않고 그냥 구입했다면 어떠했을까 싶더군요. 딱 두 단어를 말했을 뿐인데, 자그마치 30달러를 깎을 수 있었습니다. 

순간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우리나라 속담이 생각났습니다. 

말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나 자신에게 커다란 이득을 가져다 주는 말도 있으며, 내게 이익이 아닌 오히려 

큰 손해를 가져다 주는 말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말을 해야 할까요? 당연히 자신의 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 말을 해야 하겠지요. 

문제는 자신만의 이기심과 욕심을 채우려고 하다가는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함께하는 사랑을 가지고 

대화하는 경우는 어떠했습니까? 내 마음은 물론이고 다른 이들도 함께 기쁨을 간직하면서 지금을 잘 살 수 있게 합니다.

대림초의 불을 세 개 밝힌 오늘, 복음에서는 요한 세례자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해 줍니다. 당시 그는 사람들에게 ‘엘리야, 예언자’ 

등의 호칭을 받을 정도로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더 나아가 ‘그리스도’라는 소문까지 돌고 있었지요. 

이 정도면 “너희들이 생각하는 그리스도가 맞다”라고만 말해도 사람들은 그를 왕으로 섬겼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다”(요한 1,20)라고 솔직하게 고백하면서 동시에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요한 1,27)는 큰 겸손의 말을 합니다. 

보통은 자신이 짐짓 뛰어나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 말합니다. 그러나 요한 세례자는 자신이 아닌 주님을 드러내기 위해 말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 이유를 오늘 제1독서에서 엿볼 수가 있습니다. 

“나는 주님 안에서 크게 기뻐하고, 내 영혼은 나의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리니….”(이사 61,10)

맞습니다. 요한 세례자는 주님 안에서 큰 기쁨을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위한 말이 아닌, 

주님을 위한 말을 세상에 외칠 수가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말은 과연 어떤 말일까요? 요한 세례자처럼 큰 기쁨 안에서 주님을 세상에 알리는 말을 하고 있을까요? 

아니면 나를 알리기에 급급한 말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이제는 주님을 세상에 알리는 말을 해야 할 때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제2독서를 통해 이러한 말과 행동을 하라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 아버지의 뜻이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1테살 5,16) 

                                                          " Peace be with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