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묵상] "기도와 성사로 내적 참회를”

대림 제2주일
제1독서 (바룩 5,1-9) 제2독서 (필리 1,4-6, 8-11) 복음 (루카 3,1-6)

가톨릭신문 발행일2018-12-09 [제3123호, 15면]

오소서, 주 예수님! 대림초를 하나 더 밝히며 오시는 주님을 깨어 기다리는 대림 제2주일입니다. 하느님께서 약속하신대로 이 세상을 구원하실 그리스도께서 가까이 오십니다. ‘지극히 높으신 분의 예언자’(루카 1,76)인 요한 세례자의 광야의 소리는 주님이 오실 길을 닦도록 우리를 회개의 길로 이끕니다.

한국교회는 1982년부터 해마다 대림 제2주일을 ‘인권 주일’로 지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모습으로 창조하신 인간이 하느님을 섬기고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받아 행복하게 살아갈 길을 직접 계시하셨습니다. ‘유엔인권선언’(1948)이 인간의 존엄성을 깊이 깨닫게 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인간존엄성’에 대한 선언(1965)에 따라 교회는 복음의 요구인 인간 존중과 인권 신장을 위하여 힘써왔습니다.

또한 교회는 2011년부터 이 주간을 ‘사회 교리 주간’으로 지내왔습니다. 1891년에 발표된 레오 13세 교황의 회칙 ‘새로운 사태’가 기초를 놓은 사회교리는 인권, 가정, 생명, 경제, 정치, 환경, 평화, 등 제 사회문제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입니다. 이 교리는 사랑의 문명을 향한 ‘새 복음화’인 동시에 우리 모두가 진리, 자유, 정의의 가치를 추구하는 사랑의 실천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예수님은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마태 25,40)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사회교리의 실천을 통해 이 사명을 수행합니다.

제1독서(바룩 5,1-9)에서 위대한 예언자 예레미야의 친구요 서기인 바룩은 거룩한 도성인 예루살렘을 부릅니다. 예루살렘은 충실한 믿음의 수도요 도성을 의미합니다. 그는 하느님의 자비와 의로움으로 이스라엘을 영광의 빛 속에서 걸어가도록 이끌어주신다는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원수들에게 유배당한 백성들이 당신의 말씀을 듣고 돌아오는 것을 기뻐하시며, 정의와 평화의 사명을 맡기십니다. 주님께서 귀양살이에서 풀어주시는 사람들에게 큰일을 하셨기에 우리는 기뻐합니다.(화답송)

사도 바오로는 제2독서(필리 1,4 이하)에서 복음을 전하는 필립피인들을 위해 기쁜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기도는 고통을 이기는 힘이 되고 사랑을 키웁니다. 그들의 사랑이 지식과 이해를 증대시키고, 그리스도의 날을 위하여 순수하고 나무랄 데 없는 품격을 갖추며, 의로움의 열매를 맺어 하느님께 영광과 찬양을 드리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도메니코 기를란다요의 ‘요한 세례자의 설교’.

오늘의 복음(루카 3,1-6)에서 루카 복음사가는 인류구원의 보편성을 밝히고자 예언자 요한 세례자의 시대를 소개합니다. 티베리우스(AD14-27) 로마황제(2대)의 치세 15년, 당시 유다지역 로마총독은 본시오 빌라도(AD26-36), 갈릴래아 영주는 헤로데 대왕의 아들인 헤로데 안티파스(4BC-AD39), 갈릴래아 북동쪽 영주는 그의 동생 필리포스(4BC-AD34), 전임 대사제 한나스와 그의 사위인 가야파가 대사제로 있을 때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요한에게 내렸습니다. 그가 선포한 말씀의 핵심은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입니다. 요한의 증언은 네 복음서에 모두 나옵니다. 요한은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 ‘예언자 보다 더 중요한 인물’, ‘예수님의 선구자’,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가장 큰 인물’로 주님이 오실 길을 닦은 분입니다. 메뚜기와 들 꿀을 먹으며 광야생활을 하면서 회개의 상징으로 물로 세례를 준 그는 그리스도의 신발 끈을 풀어드릴 자격도 없으며, 그분은 커지셔야하고 자기는 작아져야 할 정도로 절제와 겸손이 몸에 밴 분입니다.

회개는 무엇입니까? 일상에서 회개라면 잘못을 뉘우치는 ‘마음의 변화’입니다. 유다 사회에서는 하느님께 순종하지 않은 죄인이 하느님께로 돌아온다는 의미입니다. 신앙에서는 ‘지평의 확장’, ‘체험의 변화과정’, ‘생활의 개심’을 내포하고 있기에 거룩하고 흠 없는 자가 되어 주님 앞에 설 수 있는 ‘귀의’라고 생각됩니다.

요한 세례자가 전하는 ‘광야의 소리’가 귓전을 울리고, 하느님의 말씀이 우리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말씀은 더욱 커져야하고 소리는 작아져야 합니다. 소리를 잘 들으려면 귀를 기울여야 하고 말씀을 잘 이해하려면 깨어 기도해야 합니다.

선민의식을 지닌 이스라엘 백성이 방탕과 교만의 삶을 살다가 바빌론 유배라는 뼈아픈 상처를 겪은 뒤 율법의 정신을 새롭게 한 그들의 역사를 우리는 압니다. 주님께서는 그들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구원의 길로 인도하십니다. 교만과 미움의 산과 언덕은 낮추고, 불신과 절망의 골짜기는 메우며, 굽고 거친 길은 곧고 평탄하게 마련할 때, 그 길로 오시는 주님의 구원을 보리라고 말씀하십니다.(루카 3,4-5; 이사 40,3-5)

우리는 무엇을 회개하고 어떻게 주님의 길을 마련해야 하겠습니까? 세례로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은 ‘고통을 기쁨으로 바꾸고 쓴 맛을 단 맛으로 바꾸는’ 기도와 성사로 빛 속을 걸으며 기쁜 마음으로 모든 일에 감사하는 삶이 아니겠습니까?

은총의 대림 시기에 기도 속에 자신의 잘못과 의무를 소홀히 한 점을 없는지 내면을 살핍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살면서 기도와 성사생활, 성경독서, 복음화의 사명, 가난한 이웃 돌보기, 생태계의 보존, 평화를 위한 기도를 충실히 하고 있는지, 이밖에도 주님 보시기에 부끄러운 일은 없는 지를 돌아봅니다. 그리스도를 떠나서는 마음의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고, 마음의 변화 없이는 그리스도와 진실한 우정과 친교를 나눌 수 없습니다. 주님께서 회개의 길로 부르십니다. 대림 시기는 회개의 원천인 성사로 죄의 용서를 받는 은총의 계절입니다.



김창선(요한 세례자) 가톨릭영성독서지도사

                                                             " Peace be with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