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DJ’ 정진석 사제를 아십니까

*글: 이지운 동아일보기자, 동아닷컴 기사입력: 2018-07-21-03:00

'추기경 정진석' 회고록 출간
6.25때 동생잃고 죽을 고비 넘기며 발명가 꿈 접고 사제의 길 들어서
사제품 받은 뒤 라틴어 교사 활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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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추기경(왼쪽)이 19일 서울 종로구 집무실에서 자신의 회고록 ‘추기경 정진석’을 저자 허영엽 신부로부터 전달받았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하느님께서 책을 내도록 도와주셔서 뭉클합니다. 독자들에게 하느님께서 은총 주시기를 기원합니다. 한 개인의 일생은 
우리 민족 전체 역사의 축소판입니다. 그중 하나인 제 이야기를 잘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정진석 추기경)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을 지낸 정진석 추기경(87)의 삶과 신앙을 정리한 회고록 ‘추기경 정진석’(가톨릭출판사)이 나왔다. 
책을 집필한 허영엽 신부(58·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사무국장)는 19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집무실을 찾아 
추기경에게 직접 책을 전달했다.  

저자인 허 신부는 2004년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시절부터 정 추기경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최측근’이다. 
당시 허 신부는 같은 숙소에 살면서 식사나 산책 시간에 들은 정 추기경의 개인적 이야기나 교회의 역사 등을 줄곧 
메모해뒀다. 허 신부는 “추기경께서 기억력이 출중해 세세한 것까지 명확하게 알려주셨다”며 “그런 이야기 자체가 
교구와 교회의 역사적 기록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출간 배경을 밝혔다. 

책에는 서울대 공대생으로 발명가를 꿈꾸던 정 추기경이 6·25전쟁을 겪으며 사제가 되기로 결심한 내용도 나온다. 
당시 전쟁의 포격으로 눈앞에서 동생을 잃고, 본인 또한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겼다. 정 추기경은 결국 과학의 발달이 
대량살상무기를 양산하는 현실을 목도한 뒤 생각을 바꿨다. 그는 전쟁고아를 돌보던 당시 황해도 연백성당 주임인 
김영식 신부를 따라 신학교에 입학했다.

책은 정 추기경이 1961년 사제품을 받은 뒤 소신학교 라틴어 교사, 천주교 라디오방송 진행자 등 다양한 경험을 한 일들도
다뤘다. 허 신부는 정 추기경이 서울대교구장직에서 물러난 뒤 현재 원로로서의 삶에 이르기까지를 담담하게 풀어냈다.

허 신부는 오랫동안 추기경과 동고동락했지만 이번 집필은 “상당히 부담스러웠다”는 고충도 털어놓았다. 허 신부는 
“한 사람의 일생을 관통하는 회고록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막중한 일인지 미처 알지 못했다”며 “교회의 역사뿐만 아니라 
우리 아버지 세대가 겪어온 격동의 근현대사를 느낄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은 추천사에서 “오랜 시간 정 추기경을 알고 지냈지만 이 책을 통해 훨씬 더 많이 
알게 돼 더욱 존경하게 됐다”고 썼다. 한국인 추기경의 회고록이 출간된 건 2004년 ‘추기경 김수환 이야기’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글: 이지운 동아일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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