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주보(제2163호),  2018년 2월 25일(나해) 사순 제2주일


(생명의 말씀)     희망을 안고 매일 같이 주님께 다가가는 삶


*글:  허영엽 마티아 신부 | 서울대교구 홍보국장


“세례를 받으시니 무엇이 좋으십니까?” 

“글쎄요.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데 주일마다 성당에 가서 미사를 드리는 것이 일상의 즐거움이 되었어요. 

그리고 내가 기대고 기도할 대상이 생겼다는 것이 놀랍고요.” 


“보통 사람들은 미사가 딱딱해서 어렵다고 하는데 미사 때 강론은 재미있으세요?” 

“미사 때 신부님께서 하시는 강론 말씀이 매번 같은 이야기에요. 마치 어렸을 때 초등학교 선생님 말씀 같아요.”


“재미는 없으시겠네요?” “아니요. 결론이 뻔한 그 말씀이 좋아요. 매번 같은 말씀인데도 들을 때마다 그게 이상하게 좋고 

마음이 끌려요. 아마 이런 것이 믿음의 은총이겠죠.” 


지난달 세상을 떠난 가야금의 명인 황병기 프란치스코 선생님과 나눈 대화였습니다. 황선생님 부부가 세례를 받고 난 후 부인 

한말숙 헬레나 여사가 말했다고 합니다. 


“죽을 날이 얼마 안 남았는데, 죽음 후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런데 어느 날 남편이 ‘믿어보자, 따라오라’고 해요. 

우린 지금도 참 사랑하거든요. 저승이 있다면 죽은 후에도 만나자 싶어서 세례까지 받게 됐네요.” 


사람에게 가장 슬픈 일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희망이 없는 삶일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힘들고 어려워도 희망을 잃지 않는다면 

견딜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을 데리고 높은 산으로 올라가셨습니다. 

거기에서 예수님의 모습이 갑자기 아름답고 황홀한 모습으로 변하였고, 그 영광 스러운 모습을 제자들에게 처음으로 보여주셨습니다. 

십자가의 길을 앞에 두고 주님은 제자들에게 희망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제자들이 경험한 아름다움은 예수님의 부활 이후의 모습을 앞당겨 체험한 것이었습니다. 제자들이 본 것은 천국의 모습이었고, 

부활의 모습이었습니다. 따라서 세상 어떠한 고통과 어려움도 견딜 수 있는 힘이 생겼습니다. 


또한 주님의 거룩한 변모는 우리가 닮아야 할 신앙의 과제입니다. 겉과 얼굴만 바뀌는 것이 변모가 아니고, 속과 마음이 바뀌어야 합니다. 

우리도 세상 질서를 버리고, 신앙의 질서 속에서 변화된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은 매일 변화의 길을 걸어야 합니다. 


사실 주님께서 돌아가신 십자가에 최고의 진리가 담겨져 있습니다. 십자가 없이는 부활도 없고, 죽음 없이는 생명도 없고, 고통 없이는 

영광도 없습니다. 


오늘 복음은 모든 진실하고 값진 행복은 그 이전에 먼저 십자가의 고통과 자기를 버리는 희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희망을 버릴 수 없습니다. 내 삶의 자리, 내가 머무는 곳이 바로 예수님께서 오르셨던 높은 산이 되어야 하고, 

내 모습이 눈부시게 빛이 나야 합니다. 물론 어렵고 힘든 일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비록 좁고 험한 길이지만 부활의 순간까지 주님께 

나가는 것을 멈추어서는 안됩니다. 주님과 바꿀만한 가치는 이 세상에 없기 때문입니다.


                                                                   " Peace be with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