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만물은 하느님의 부름을 받아 존재하게 됩니다. “빛이 생겨라!” 하고 하느님께서 부르시자 빛이 생겼습니다.부르심을 받아 존재하게 된 이 세상의 만물은 아무런목적 없이 생겨난 것은 결코 아닙니다. 빛은 세상의 어둠을 밝힐 사명을 지녔습니다.
빛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는 세상을 밝혀주기 위해서입니다. 사명을 지닌 이 세상의 만물은 자기에게 주어진 사명을 수행하면서 자기만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빛을 내는 태양은 ‘참 빛’이신 하느님을 자신의 빛으로 세상에 드러냅니다.
자신에게 부여된 사명을 수행하며 존재하는 이세상의 만물은 하느님의 사랑을 받습니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그 빛이 좋았다”(창세 1,4).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요한 10,27). 세상의 만물과 마찬 가지로 우리 인간도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아 이 세상에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또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의 목소리를 듣고 그분의 양이 되었습니다. 이런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은 예수님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그분을 따르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따름으로써 우리는 우리의 주님이신 하느님을 세상에 드러내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성소주일’을 맞이하여 우리 ‘존재 이유’를 확인해봅니다. 나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요? 예수님께서 우리를 이 세상에 나게 하신 목적은 무엇일까요? 어떻게 하면 예수님을 ‘잘’ 따라가서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있을까요?
일단, 마음속 깊이 부르시는 예수님의 목소리에 귀를 막지 말아야겠죠. 우리 각자에게, 또 우리 각자의 처지에 맞게 부르시는 예수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이유는 많을 겁니다.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따로 하고 싶은 일이 많다고…, 능력이 안된다고…. 하지만 예수님이 우리를 부르신 것은 우리를 잘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우리 능력을 우리보다 더 잘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다만 우리에게 믿음이 없을 뿐입니다.
“오늘” 지금 이 순간에 우리를 부르시는 예수님의 목소리가 들리십니까? 예수님께서는 “오늘” 무엇을 하라고 하시나요? 세상 걱정을 ‘잠시’ 접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도록 ‘잠시’ 예수님께 시간을 내드립시오. 이 ‘잠시’는 ‘영원’과 연결된 순간이 될 것입니다.

<오늘> - 구상 시인
오늘도 신비의 샘인 하루를 맞는다. / 이 하루는 저 강물의 한 방울이 / 어느 산골짝 옹달샘에 이어져 있고 / 아득한푸른 바다에 이어져 있듯 / 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하나이다./ 이렇듯 나의 오늘은 영원 속에 이어져 / 바로 시방 나는 그영원을 살고 있다. / 그래서 나는 죽고 나서부터가 아니라 /오늘서부터 영원을 살아야 하고 / 영원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 / 마음이 가난한 삶을 살아야 한다. / 마음을 비운 삶을 살아야 한다.
신희준 루도비코 신부 / 사제평생교육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