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에서 예수님 탄생의 신비가 펼쳐집니다.
하느님께서 인류를 구원하시고자 당신의 외아들을 나자렛의 한 연약한 여인의 배 속에서 성령으로 말미암아 잉태하게 하셨습니다. 하느님으로서 말씀과 함께, 태초부터 만물을 창조하시고 빛 자체이신 예수님께서 이제 인간의 역사 안으로 들어오십니다. 그 오심, 강생의 신비에 마리아와 요셉이 계십니다. 그분들은 주님의 협력자로서 성령의 인도에 따라, 순명의 마음으로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준비하십니다.
이 거룩한 사건을 묵상하면서 예수님의 탄생의 의미를 짚어봅니다.
먼저 예수님의 족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요셉은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요셉의 아드님이 되십니다. 그래야 옛 예언이 맞게 됩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성령의 잉태로 말미암아 태어나십니다. 이는 그분이 하느님과 동등한
분으로 자각됩니다. 그분은 아브라함과 다윗의 족보를 가지는 인간이시지만, 성부와 성령과 함께 한 하느님이십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잉태는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느님께서 직접 인간이 되신 사건이기에, 그분의 탄생은 인간에게는 놀라운 일이며, 영광과 감사입니다.
구원의 신비에 개입하신 성령께서는, 마리아 배 속에 잉태된 아이의 이름을 “예수”라 부르라고 요셉에게 말씀
하십니다. “예수”는 ‘주님께서 구원이시다’라는 의미입니다. 요셉의 꿈속에서, 마리아에게 잉태되신 주님께서는 만민을 구원할 분, 모든 사람을 죄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해주실 분 “예수”이십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최후 만찬때 잔을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시면서 “죄를 사하여 주려고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 흘릴 피”라고하신 말씀 속에서 드러납니다. 여기서 죄의 사함은 피를 흘리시는 당신의 죽음을 암시합니다. 이렇게 예수님의 탄생의 순간에도 메시아의 사명이 요셉의 꿈속에 드러납니다.
그분의 또 다른 이름인 임마누엘이 우리를 위안합니다. 죄의 용서는 반드시 예수님의 고난이 따르지만, 그 용
서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그분께서 부활하셔야 하고 우리와 함께 계셔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상처도, 아픔도, 기쁨도 어루만져 주시는 주님께서 언제나 함께 하실 것입니다. 임마누엘은 그래서 부활의 영광을 의미하면서도 우리를 위로하시는 예수님을 말합니다. 이렇게 예수님탄생의 신비 안에서 인간 구원과 신앙의 신비가 완연히드러납니다.

말씀이신 예수님께서 인간 역사로 임하시는 이 거룩탄생의 신비에, 우리는 예수님을 우리 선물로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새롭게 다시 준비하는 마음가짐을 가집니다.
그래서 이 추운 때에 가난한 이웃에게 줄 수 있는 성탄 선물을 준비하며, 그동안 화해하지 못했던 친구가 있으면, 찾아가 화해를 청하고, 언제나 온유하고 친절한 삶의 자세를 가집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당신 스스로 오셨듯이,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것을 다른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신앙생활로 그분의 탄생을 찬미하고 영광을 드립니다.
양해룡 사도요한 신부/사목국 선교전례사목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