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마흔아홉 번째 맞는 평신도 주일입니다.

 

평신도들은 복음화와 인간 성화에 힘쓰며 현세 질서 에 복음 정신을 침투시켜 그 질서를 완성하도록 노력하여 실제로 사도직을 수행한다. 이렇게 평신도들은 그 활동으로 현세 질서 안에서 그리스도를 분명하게 증언하며 인간 구원에 봉사한다.”(「평신도 교령」 참조) 「제2차 바티칸 공의 회 문헌」 가운데사제 생활과 직무에 관한 교령(6)에서는사목자의 임무는 신자 한 사람 한 사람을 돌보는데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또한 참된 그리스도인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 그 본래의 임무이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리스도 공동체는 사도적 정신을 실천하는 평신도들이 영적으로 충만해져서 복음을 실천하고 선포하는 복음적 사랑의 공동체가 되고, 예수님이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를 증 거하게 되는 것입니다. 평신도들에게 하느님의 말씀과 교 회의 사회적 가르침을 꾸준히 가르쳐서 복음과 교회의 정 신으로 무장한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로 양성해야 하는 이 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평신도의 고유한 특징은 세상 속에 살면서, 예수님께서 맡겨주신 사명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즉 세상 속에 살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으며, 세상의 원리나 흐름에 따르지 않고 하느님의 눈과 복음의 가치관으로 세 상을 하느님 나라의 정의와 진리와 사랑과 평화로 변화시켜야 하는 사도적 소명, 신앙의 부르심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 천주교회는 평신도들이 교회를 가꾸고 지켜온 아름답고 자랑스러운 전통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는 평신도들 의 믿음과 희생, 순교의 피와 땀 위에 세워진 교회임을 한 시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한국 방문 때 여러 차례 강론을 통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의 평신도 그리스도인들이 자랑스러운 역사와 전통을 잘 지켜나가 오늘의 한국 사회에 빛과 희망이 되기를 촉구하셨습니다. “한국의 그리스도인들 이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정신적 쇄신을 가져오는 풍성한 힘 이 되기를 빕니다. 여러분들이 올바른 정신적 가치와 문화를 짓누르는 물질주의의 유혹에 맞서, 그리고 이기주의와 분열을 일으키는 무한경쟁의 사조에 맞서 싸우기를 빕니다. 새로 운 형태의 가난을 만들어내고 노동자들을 소외시키는 비인간적인 경제 모델들을 거부하기를 빕니다. 생명이신 하느님 과 하느님의 모상을 경시하고, 모든 남성과 여성과 어린이의 존엄성을 모독하는 죽음의 문화를 배척하기를 빕니다.”

 

오늘 루카 복음은 예루살렘 파괴 사건을 예표로 삼아 세 상의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하느님께 대한 희망을 저버리지 말도록 믿음의 인내와 결단을 촉구합니다.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 부당한 현실과 결코 타협하지 않는 이러한 인내야말로 모든 것이 다 지나가는 현세를 살아가는 신앙 인의 올바른 삶의 자세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홍인식 마티아 신부 | 일원동성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