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 예수님!

교우 여러분, 안녕하셨습니까? 지난 한 주간도 하느님 안에서 평안히 잘 보내셨는지요? 비자 때문에 부득이 본당신부가 공석인 관계로 그 동안 애로가 많으셨으리라 여겨집니다. 기다림 끝에 어제 비자가 나왔고 브리즈번 대교구의 요청에 따라 11월 5일에 호주에 도착하도록 비행편을 마련했습니다. 교우 여러분들의 기도와 노력 덕분에 더 늦지 않게 갈 수 있게 되어서 참 다행이라 생각하며 걱정해주신 모든 교우들께 깊이 감사 드립니다.

오늘은 전교주일입니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복음)라는 주님의 지상명령을 기억하며 신자로서의 삶과 소명에 대해 생각해보고 새롭게 다짐을 하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오늘 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라고 말씀하십니다. 발은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사람의 오장육부 모두가 발에 다 모여 있다지요? 평생을 살아온 삶의 여정도 그 발 안에 다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발을 또 다른 얼굴이라고도 합니다. 신앙인의 발 역시 신앙인으로서의 삶을 모두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성당에 가기 위해, 봉사를 하기 위해, 전교를 하기 위해. 기도를 하기 위해 우리들의 발은 수도 없는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여차하면 그 모든 것이 그저 마음뿐인 것으로 그칠 수가 있지만 우리의 몸을 그렇게 움직이게 해 준 것이 바로 발입니다. 그래서 발은 바로 의지이고 노력이자 실천입니다. 그러니 하느님의 구원이라는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 굳은 의지로 노력하고 실천하는 발이야말로 얼마나 아름다운 발이겠습니까? 김연아, 박지성, 이상화, 손연재 선수, 발레리나 강수진씨의 발을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갖가지 흉터와 굳은 살 때문에 정말 못생겨 보입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 발을 못생겼다라고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발에 감동을 하고 그들의 발에서 삶의 용기를 얻기도 합니다. 자신들이 선택한 삶을 위해 그만큼 치열하게 노력하고 스스로를 증진시키기 위해 끝없이 땀을 흘린 증거이기 때문이지요. 그처럼 우리들의 발 역시 하느님 자녀로서의 소명을 위해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느냐를 이야기해 줍니다.

부모들은 자식들 입에 먹을 것 들어갈 때가 제일 좋다고 합니다. 선생님들은 학생들 입에서 책 읽는 소리가 나올 때 가장 흐뭇하다고 합니다. 신부들은 신자들의 기도와 성가 소리가 들릴 때 가장 행복해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전하기 위해 누군가에게로 향해가는 우리들의 발걸음 소리가 들릴 때 가장 기뻐하실 것입니다.

이번 한 주도 하느님 안에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기쁜 한 주간 보내시길 기도 드리며 멀리서나마 하느님의 축복을 전해드립니다.

김종길 제오르지오 신부| 호주 브리즈번 한인 성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