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 예수님!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김종길 제오르지오 신부입니다. 한가위 명절은 잘 지내셨는지요? 회장님으로부터 위령미사 지향을 전해 받고 추석날 아침에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아직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저에게는 본당 공동체와의 공식적인 첫만남으로 여겨져서 설레는 마음으로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지면을 통해 만나게 교우 여러분들께 첫인사를 드립니다. 참 반갑습니다. 그리고 본의 아니게 상당 기간 본당신부 공백이 생기게 되어서 참 죄송합니다. 제가 없는 동안 교우 여러분께서 어떻게 본당 생활을 하시는지는 회장님을 통해서 소식을 잘 듣고 있습니다. 어려운 점들이 많으시겠지만 회장님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잘 지키면서 좋은 신앙생활을 위해 노력해주고 계시는 교우 여러분 모두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마침 오늘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이동 경축일입니다. 한국교회는 오묘하게도 선교사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한국인 스스로가 신앙을 가져와 뿌리를 내린, 전 세계에서 유일한 교회입니다. 한국교회 신앙 선조들은 참, 삶에 대한 열정과 진리를 향한 열망으로 스스로 천주교 신앙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성직자를 맞이하기 전까지 신앙의 순수함과 뜨거움을 읽지 않았고, 목숨을 걸고 성직자를 모시기 위해서 애를 쓰셨습니다. 또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을 비롯한 수많은 성직자들은 목자 없는 양들과 같았던 교우들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책임감으로 하루라도 빨리 조선 땅으로 들어가기 위해 마음을 졸이셨습니다. 지금 우리 본당 공동체가 그 모습을 조금 닮아있는 듯해서 기분이 참 묘합니다.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은 목숨으로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고백하신 분들이십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루까 9,23)라는 말씀을 온전히 따르신 분들이시지요. 오랜 병환 중에 꼐시거나 임종을 맞이하시는 분들을 뵐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온전히 자신을 비우고 모든 것을 당신께 맡기기 전까지는 우리를 당신 나라로 부르시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기 전에 40년 동안 광야에서 정화의 시기를 가졌듯이, 또한 수 많은 순교자들이 목숨으로 자신의 신앙을 표현하셨듯이, 우리 또한 우리 삶의 모든 순간들이 하느님을 위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는 시간이어야 함을 잊지 않도록 합시다. 그것이 우리가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루까9,24 참조)

최대한 빨리 직접 뵙기를 고대하며 기도하겠습니다. 회장님, 그리고 교우 여러분, 본당 공동체를 잘 부탁드립니다.

  김종길 제오르지오 | 브리즈번 한인성당 주임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