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복음 말씀을 해드려야 할 것 같아요.




예비자들께 질문 드릴게요.

마귀가 있을까요? 없을까요?




창조주 하느님이 인간보다 훨씬 월등한 존재로 천사를 만드셨어요.

가브리엘, 미카엘, 라파엘

이 세 천사의 능력을 다 가지고 있는 장군 중에 장군인 루치펠까지~

이렇게 특별히 사성장군을 두셨어요.




그런데 이 루치펠이 사고를 친 거야.

능력이 있다 보니까 하느님께 덤볐어요.

피조물이 창조주인 하느님께 덤볐는데 이길 수 있었을까요?

그래서 루치펠과 그 졸개들이 하늘나라에서 쫓겨났어요.



하늘나라에서 쫓겨날 때 루치펠이란 이름을 빼앗기고 받은 이름이 악마!

악마란 하느님께 등을 돌리고 있다~ 라는 뜻이지요.

‘사탄’ 을 한국말로 하면 ‘악마’ 라고 해요.

악마의 졸개들을 ‘마귀’ 라든지 ‘악령’, ‘악신’ 이라고 불러요.




교회는 2천년 동안 가르침에 따라서 마귀가 있음을 믿었어요.

마귀를 쫓는 구마사제가 각 교구마다 있어요.

신부님들이 사제서품을 받을 때 누구나 그 능력을 받지만

심성에 따라 그 능력이 달라요.

주교님은 어느 한 사제를 선택해서 주교가 가지고 있는 구마권을 주면

그 교구에 있는 마귀 들린 사람에게서 마귀를 쫓아내요.




공의회 이후에 진보적인 신학자들이

‘마귀가 어디 있어? 그건 철학적인 개념이지......’

하면서 마귀를 실존이 아니라 개념으로 보았습니다.



옛날에는 신학교에서도 1년 동안 마귀에 대해 가르쳤는데

지금 신학교에서는 마귀에 대해서 가르치지 않습니다.




마귀는 성모님의 메시지대로 교회 안에 들어와서 어둠을 퍼뜨리고 있습니다.

마귀가 없다는 것을 강조해야 마귀는 자기가 편하게 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교황님도 장관 차관들과 함께 일 년에 한 번씩 교황청에서 피정을 받는데

돌아가신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그때 세계적으로 유명하신 구마사제에게

마귀에 대한 피정을 받으셨어요.

이 신부님은 미친 사제 소리를 들으며 성무집행이 금지된 적도 있었는데

나중에는 세계적인 구마사제로 카리스마가 인정되었지요. 교황님께서

“그동안 수많은 강론을 들었지만 나는 한 번도 주교들의 강론에서 마귀에 대한

전문적인 강의를 듣지 못했어요. 당신들은 직무유기요.“

삼일동안 마귀에 대한 강론을 듣고, 이틀 동안 추기경님들이 그분께 고백성사를 보셨어요.



지금 베네딕도 16세 교황님은 교황이 되시자마자 전 세계 교구에

각 교구마다 구마사제를 양성하라는 훈령을 발표했어요.


구마사제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저는 30년 동안 수 천 명의 마귀와 싸웠기에 마귀의 힘이 얼마나 센지 알아요.

인간 김웅열은 마귀와 싸우면 게임이 안 되지만

사제 김웅열은 예수님의 이름으로 마귀와 싸웁니다.





오늘 복음으로 돌아가면 예수님이 회당에 계시는데 마귀가 예수님을 알아보지요?

마귀의 첫 마디기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아들이 왜 우리를 간섭하시렵니까?”

이 말은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아들 저희를 살려주십시오.”

나는 당신과 싸울 의사가 없으니 이 인간의 몸에서 살게 해달라고 애원하는 말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마귀가 만들어 놓은 덫에서 꼼짝 못하고 살면서

누구에게, 어디에, 도움을 청해야 할지 모르고 살때가 있습니다.

‘내가 마귀짓을 하고 있구나!’

‘내 안에 어둠이 있구나!’




마귀가 인간을 공격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예요.

첫 번째 ‘마습’ 이라고 하는 것으로 인간에게 두려움을 줍니다.

‘이 차가 사고가 나면 어쩌나!’

영화의 공포의 장면이 떠올라 잠을 못 자게 공포심, 두려움을 줍니다.




두 번째, ‘부마’ 입니다.

부마에는 24시간 들고 날뛰는 전인적인 부마가 있고, 존재론적인 부마가 있지요.



전인적인 부마는 초인적인 능력이 나와요.

그 집안 식구를 위협하며 칼을 쥐고 휘두르고, 정신병원에 들어가도 감당이 안 돼요.

눈빛만 보아도 ‘저건 마귀가 들렸다~’ 알아볼 수 있어요.

그러나 전인적인 부마는 시간이 지나면 떼어낼 수 있어요.




그런데 정말 떼어내기 힘든 부마자는 존재론적인 부마자예요.

그 사람의 과거 상처, 인성 속에 있는 나쁜 기억, 악습, 약한 본성을 가지고 그 사람을 지배해요.

늘 슬프게 만들고, 자살하게 만들고, 늘 분노가 끓게 만들고~




이 세상에 상처 없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그 상처를 그냥 내버려 두면 반드시 어둠으로 변해요.

‘이 인간이 이런 어둠의 상처가 있구나!’

마귀는 그 상처를 보는 순간 치고 들어와서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해요.




존재론적인 부마자는 부마사제가 볼 때는 ‘저건 마귀의 장난인데~’

하지만 본인이 인정학지 않기 때문에 고칠 재간이 없어요.




가톨릭교회는 인성 속에 있는 상처와 마귀를 떼는 방법을 제시했는데

첫 번째, 구마사제를 찾아가라!

두 번째, 빛이 강한 곳으로 찾아가라!




빛이 강한 곳이 어디예요?

성지에요.



성지는 빛이 강한 곳이기 때문에 성지를 다니다 보면

어둠의 조각들이 조금씩 떨어져 나가지요.

성지를 규칙적으로 다니다 보면 다른 사람들이 먼저 알아요.

“자매님, 요즘 얼굴이 맑아졌어요.”




아무리 깊은 어둠도 빛을 못 이겨요. 성지는 빛이 강하기 때문에

일 년에 한 번 오는 곳이 아니라 틈이 날 때 마다 오는 곳입니다.




집안에서는 그 어둠이 해결이 안 되지요?

집안 식구도 어둠에 싸여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줍니다.

교회는 그럴 때마다 성지를 찾아오라고 해요.




이곳에 오면 네 가지 열매를 주신다고 했어요.

첫 번째, 치유의 열매

두 번째, 구마의 열매

세 번째, 믿음의 열매

네 번째, 담대한 마음을 줍니다.




지능과 힘을 가지고는 마귀를 싸워 이길 수가 없습니다..

내 자신이 마귀처럼 될 때가 있고 가족이 마귀가 될 수 있습니다.

마귀는 그 방법으로 가정을 파탄시키고 교회를 파괴시킵니다.

마귀는 예수님을 보면 꼬리를 딱 내려요.




그럼 우리 신자들이 마귀를 무섭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

첫 번째, 담대함

두 번째는 의심 없는 믿음

세 번째는 사심 없는 사랑



우리가 아무리 약해보여도 이 세 가지가 있으면 마귀는 우리 앞에 무릎을 꿇고

예수님께 한 것처럼 항복을 합니다.


우리가 세상에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은 십자가의 능력밖에 없습니다.




저는 70년대 초반에 신학교를 다녔어요.

그때 신학교에서는 개미회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개미회에서는 교도소의 사상범(간첩)들과 1:1로 자매결연을 했어요.




나랑 파트너가 된 그 할아버지는 휴전선 후 바로 잡혀서 수십년 동안

한 번도 사상을 바꾸지 않은, 겉도 속도 빨간 토마토 공산주의자였어요.



사상을 바꾸지 않은 사상범은 죽을 때까지 독방에 있었어요.

그 할아버지는 30여년을 독방에 있어서 말을 하지 않아 입이 오무라 들었어요.

개미회에서 쓰레기 분리수거로 모은 돈으로

과일을 사가지고 찾아가도  말 한마디 하지 않았어요.

나 혼자 떠들다 오는데 그럴때마다 할아버지의 눈빛이 너무 무서웠어요.



그렇게 한 달에 한 번씩 간 것이 1년이 지났는데 하루는 갔더니 저보고 귀를 갖다 대래요.

그 할아버지에게 귀를 갖다 대었다가 목사가 귀를 물어뜯기고

스님이 고막이 터졌다는 소리가 있었어요.

그래서 겁이 났는데 그 할아버지가 내 귀를 잡아당기더니

“이 간나 색기, 너 사상 바꾸려고 작업하고 있지? 하느님이고 나발이고~나가라우 썅~”

저는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나왔어요. 얼마나 무서운지~



그 얼굴은 마귀얼굴이에요.

교도소장에게 '저는 내일부터 안 나오겠다....무서워서~ '


그 교도소장인 착실한 천주교신자였어요.

“개신교, 불교에서 포기했는데 우리 천주교마저 포기하면 어쩐대요?

그래도 신학생님, 와주셔야지요."

간곡한 부탁 때문에 “알았습니다.”




저는 그길로 신학교에 가서 신학교 성모님 앞에 무릎을 꿇고 약속을 했지요.

“엄마, 1년 동안 두 가지 희생을 하겠습니다. 아침을 안 먹겠습니다.

그리고 매일 묵주기도 30단을 할 테니 우리 할아버지 마음좀 바꾸게 해주세요.“




신학생이 아침을 안 먹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에요.

그 당시에는 외출도 안 되고, 저녁 6시에 밥 먹고

그 다음날 아침까지 먹을 것이 없어서 정말 배가 고파요.

학생들이 잠자는 이유가 아침에 밥 먹기 위해서야~

아침미사 끝나고 나면 식당에서 밥 냄새가 솔솔 나~

난 갈 수가 없어, 아침을 포기했으니까~



일 년 동안 기를 쓰고 아침을 굶었어요.


저녁시간에 친구들이 다 잠이 든 이후에 혼자 묵주를 들고 화장실에 가서

변기에 걸터앉아 묵주기도 30단을 바쳤어요.

어떨 때는 깨어보면 변기에 앉아서 잠들어 있어~


하루도 안 빠지고 그 할아버지의 회심을 위해 기도했어.



그렇게 한 달에 한 번 가보면 할아버지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어요.

‘아, 찔러도 피가 안 나오는 인간이데~ 내가 밥 굶고 묵주기도 드린다고 될 것 같지 않은데~’

그때마다 내 귓전을 때리는 소리가 있었어요.

“성모님께 청하면 거절하시는 법 없다!‘

그걸 내가 믿었어요.




1년 후에 그 할아버지 만나러 가는 날, 성모님 앞에서

“성모님, 저 일 년 동안 힘들었습니다. 오늘 할아버지 만나러 갑니다. 도와 주세요.”



수박 한 통을 쪼개어 놓고 그 할아버지 들어오기를 기다리는데

철문이 열리면서 면접실로 들어오시던 할아버지가 날보고 빙긋 웃는 거야~

할아버지 만나고 웃으시는 것, 그때 처음 봤어요.

그리고 내 앞에 앉더니 또 귀를 갖다 대래요.

여차하면 도망가려고 살짝 다가갔더니

그 할아버지 2년 만에 두 번째 하는 소리가 내 귓불을 만지면서

“학생, 내가 졌어~”

이럴 땐 박수가 나와야 해^^




자기는 이곳에 있으면서 간첩이라는 것 때문에 인간 이하의 취급을 당하고 살얐대요.

개신교에서도 오긴 했는데 ‘종간나 색기~’ 한 번만 하면 그다음부터 안 와.

그런데 학생은 달라, 그 오만소리 다 듣고 매달 찾아오는 것 보면서

'저 학생이 저렇게 아름다운데 저 학생이 믿는 하느님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짐작이 가! 내가 졌어.'



그러면서 하는 소리가


"나 같은 사람도 하느님 믿을 수 있나!"

저는 '엉엉~' 울었어요.




일 년 만에 돌처럼 굳었던 그분을 사로잡고 있던 마귀가 떠나간 거야!

저는 일주일에 한 번씩 들어가서 그분께 교리를 가르쳤어요.

석 달 뒤에 그분은 공산당을 포기하고 세례를 받았어.

독방에서 공동방에 들어가시더니 3개월 후에는 완장까지 차고 있어~

반장이 된 거야!

원래 무기징역인데 열심히 사셔서 2년 후에 8.15 특사로 나왔어요.

신학교에서 그 분 보증을 서서 광복절 특사가 된거야~



그분은 교도소에서 딴 자격증만 20개가 넘어요.

그 분을 신학교 학장님께 말씀 드려서 신학교 수위아저씨겸 목수로 취직을 시키고

신학교 안에 집을 지어서 그분을 모셨지요.

그분은 이북에 처자식이 있었지만 그때 우리 신학교 식간에서 밥해주던

과부할머니와 달 밝은 밤에 만나게 해주었더니 전깃불이 막 튀는 거야~

학장님 주례로 혼배성사를 치렸지요.




그분은 90이 넘을 때까지 목수겸 수위로 계셨어요,

제가 신학교에 갈 일이 있어 들르면 수위실에서 뛰쳐나와 나를 꽉 껴안으시며

“저는 신부님을 보면 하느님 보는 것 같아요. 신부님 귀에 대고

'종간나색기~ '

했을 때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치셨다면, 제 머리통 부딪혀서 자살하고 말았을 겁니다.

지금은 성모님 닮은 아내도 생겼고, 거룩한 신학교 안에서 한평생을 사니

신학생들이 사랑해주고,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신학생 때, 저 사람이 아무리 깊은 어둠에 빠져있어도

이 세 가지 인내심, 담대함, 조건 없는 사랑이 있으면

어떤 강한 마귀도 떼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어요.




우리 예비자 여러분들도 세례 받고 나면 영이 맑아지기 때문에 예민해질 거예요.

오히려 신자가 아닐 때는 마귀들이 건드리지도 않아요.

세례 받고 나면 계명을 지키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부담스러워질 때가 있어요.

영이 맑아지기 때문에 작은 어둠도 강하게 느껴져요.

그럴 때마다 어지간한 것은 나 스스로 구마기도 할 수 있어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명령한다~ 나를 괴롭히는 사탄아, 물러가라~

예수그리스도에게로 가라!“




여러분들이 확신에 찬 믿음을 가지고 여러분들을 괴롭히는 어둠을 강하게 몰아낸다면

나의 영혼은 온전히 지켜질 거예요.

또 우리 주변에는 여러분들을 도와주는 사제들이 있고, 무엇보다 예수그리스도가 계세요.



여러분이 선택한 것, 이 생명 다할 때 까지 버리지 마세요.

여러분 가장 좋은 것 선택하셨어요.

그러나 천주교신자로 선택받은 거지, 내가 택한 것이 아니에요. 잊지 마세요.




천주교를 내가 선택했다고 하는 사람의 논리는 뭐냐?

내가 선택한 교회, 들어와 보니 내 맘에 안 들어, 나가자!

이게 냉담자, 배교자들의 논리예요.




그러나 나 같은 죄인 하느님께서 불러주셔서 천주교신자 되었다고 하면......

그렇게 쉽게 냉담하지 못해요.




그리고 어차피 이 세상 교회는 불완전한 곳이에요.

밀과 가라지가 함께 있어요.

성당에도 눈살 찌푸리게 하는 사람들 있어요.

그런 인간들만 보지 마시고, 그런 사람 때문에 신앙 잃지 마세요.



사람보고 신앙생활 하는 것 아니에요.


여러분 가슴팍 속에 예수님만 담으세요.



사람을 가슴에 담고 사는 사람은 죽을 때까지 상처로부터 헤어나지 못해요.

미운 놈 피해 도망가보세요. 더 미운 놈 기다려요.

저 놈 보기 싫어 저녁미사 가야지~

하고 저녁미사 가보세요, 그놈도 똑같은 생각으로 저녁미사 나와요.




언제까지 인간을 피해 다니겠는가!

내 안에 예수님 계시다면, 어떤 놈이 나를 잡아 흔들어도~

내 가슴에 칼을 꽂아도~

물론 칼이 꽂힐 때, 피가 나고 아프지요.

그러나 예전보다 뭐가 다르냐?

회복이 빨라요.




인간중심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늘 상처로부터 헤어나지 못해요.

그러나 하느님이 내 안에 계시면 담대하기 때문에~

느티나무처럼 흔들림이 없을 거예요.

신앙은 바로 그거에요.



내안에 있는 사람을 몰아내고 그 안에 예수님을 얼마나 차게 하느냐!

그것이 신앙입니다.

예수님을 사랑합시다. 아멘







느티나무신부님(2012. 01. 29 연중 제 4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