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 먼저 들어와 봤습니다.
앞으로 유익하고 정이 넘치는 공간으로 이용되어지면 좋겠습니다.
시 한 수 올립니다.

제목 : 아버지와 아들이 같이 읽는 시

지난날 우리에게는 아이가 태어났어요.
평범한 출생이었죠.
이 일 저 일 바빴고, 치러야 할 고지서도 많았기에
내 아이는 내가 없는 사이에
걸음를 배웠고,
나도 모르는 사이 말을 배워,
나는 아버지같이 되겠어요, 아버지.
꼭 아버지를 닮을 거예요.

언제오세요? 아버지.
글쎄다.
하지만 함께 보게 될 때는
즐거운 시간을 갖게 되겠지.

내 아들이 지난 달 열 살이 되었군요.
공 사주셔서 참 고마워요.
아버지, 함께 놀아요.
공 던지기 좀 가르쳐주세요.
오늘은 안 되겠다, 할 일이 많다.
아들은 괜찮아요 하며
밝은 웃음을 머금은 채 나갔다.
나는 아버지같이 될 거예요. 아시죠.
나는 아버지같이 될 거예요.

언제 오세요?  아버지.
글쎄다.
하지만 그때는 즐거운 시간을 갖자꾸나.

내 아들이 며칠 전 대학에서 돌아왔더군요.
사내답게 컸길래 나는 말했지요.
내 아들아, 네가 정말 자랑스럽구나.
잠시 함께 앉아 있으려무나.
아들은 고개를 저으며 웃으며 말하길
차  열쇠 좀 빌릴 수 있을까요?
이따 봐요.

언제 돌아오니 아들아?
글쎄요.
하지만 그때 함께 좋은 시간을 갖도록 하죠.

나는 은퇴한 지 오래이고,
아들은 이사를 나갔죠.
지난 달 아들에게 전화를 해서 괜찮다면
한 번 볼 수 있겠니?
그러고 싶어요, 아버지. 시간만 낼 수 있다면요.
새 직장 때문에 바쁘고
애들은 감기에 걸렸어요.
얘기하게 되어 반가워요, 아버지.
전화를 끊고 나자 선뜻 깨닫게 된 것은
내 아들이 나랑 똑같이 컸다는 것.
내  아들이 꼭 나와 같다는 것.

언제 집에 오니, 아들아?
글쎄요.

하지만 그때는 즐거운 시간을 갖도록 하죠.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