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화신문, 2014. 09. 07발행 [1281호]


[복음 이야기] (27) 바리사이

율법 제일주의로 똘똘 뭉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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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저한 율법주의자들이었던 바리사이들은 현세를 중시한 사두가이와 달리 부활과 메시아 대망 사상을 믿었다. 사진은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복음서 필사본 중 라자로의 부활 장면을 묘사한 세밀화. 출처 = 「성경역사지도」(분도출판사)


예수님 시대 유다 사회에는 여러 종파가 있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리사이와 사두가이, 에세네, 젤롯(열혈당) 파다. 이 집단들은 정치적 견해 차이도 있었지만, 근본적으로 종교적 이해 차이가 뚜렷해 서로 대립 관계를 이루고 있었다.

바리사이는 우리말로 ‘분리된 자’ ‘구별된 자’라는 뜻으로 율법을 더욱 엄격히 해석해 이방인을 비롯해 비율법적인 유다인과 자신들을 구별했다. 사실 바리사이는 대립 관계에 있던 상대 측에서 경멸조로 불렀던 명칭이다. 바리사이들은 에세네파 사람들과 같이 스스로 ‘경건한 자’ 즉 ‘하시딤’이라 불렀다.

하시딤은 기원전 2세기 유다교를 없애려 했던 셀레우코스 왕조에 저항해 조상의 관습을 지키며 마카베오 형제들을 따라 독립 전쟁을 치렀던 무리다. 이들은 레위기의 정결 예법과 사제의 의무 조항을 엄격하게 지키며 유다인 속에서 순수 유다인으로 살며 비종교적인 삶을 철저히 배제해 이방인과 사소한 교류조차 하지 않았다.

‘이방인 세계에서 어떻게 하느님의 백성을 보호하느냐’라는 명제에 대해 바리사이의 입장은 사두가이와 근본적으로 달랐다. 사두가이는 지혜롭고 신중해야 하며 성문화된 613가지 율법 외에 율법이 침묵하고 있는 사안에 대해선 시대의 요구에 따라 처신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바리사이는 인간 삶 모두가 율법에 따라 규정돼야 한다고 반론을 폈다.

바리사이는 율법에 따라 선을 행하고 계명을 준수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또 율법의 정확한 해석과 엄격한 실천을 늘 자랑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도 언제나 바리사이로 살아왔음을 자랑하기도 했다(사도 22,3; 갈라 1,14; 필리 3,5-6).

바리사이는 사치하지 않고 검소한 생활을 했다. 그들은 연장자를 존경하며 서로를 존중해 여성들과 빈민층과 노동자 계급 등 대중들의 지지를 받았다. 그들은 조상들의 전통을 중시해 모세의 이를 율법과 같은 권위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그들은 오직 성문화된 율법만을 지키려는 사두가이와 달리 영혼 불멸을 믿었고, 선한 삶을 산 사람과 악행을 저지른 사람이 현세에서 보상과 징벌을 받는다고 확신했다. 그리고 의인은 마지막 날에 부활해 하늘나라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고 악인은 영원한 형벌을 받을 것이라 주장했다. 또 이들은 자신들을 해방할 메시아가 오실 것이라는 사상을 열렬히 믿어 예수께 하느님 나라가 언제 올 것인지 묻기도 했다(루카 17,20 참조). 그들은 또한 운명론자였다. 바리사이들은 세상만사가 하느님의 뜻에 달려 있다고 믿었다.

탈무드는 일곱 유형의 바리사이가 있다고 적고 있다. 1. “내 이익은 어디 있는가”하는 바리사이 2. “나는 잘났다”는 바리사이 3. 길에서 여자를 보지 않으려고 얼굴을 숙이고 다니다 벽에 부딪혀 “내 머리에 피가 흐르고 있다”는 바리사이 4. 늘 몸을 구부리고 걸어 “절굿공이”라는 바리사이 5. “내 의무는 어디에 있는가?” 하고 떠드는 바리사이 6. “나는 매일 선행을 하고 있다”고 외치는 바리사이 7. 하느님을 경외하고 애덕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진실한 바리사이다. 예수님 시대에는 바리사이가 율법을 엄격하게 해석하고 실천하는 샴마이파와 관용의 정신에 따라 율법을 좀더 자유롭게 적용한 힐렐파로 양분이 돼 있었다.

네 복음서는 예수님과 바리사이를 적극적 대립의 관계로 묘사하고 있다. 바리사이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책잡으려고 하고(마르 12,13; 마태 12,14; 요한 11,46-52), 끊임없이 하느님 권위에 대한 표징을 요구하며(마태 12,38; 마르 8,11), 예수님을 고발할 증거를 찾고(루카 6,7;요한 11,46), 예수님을 죽이려 논의하고(마태 12,14; 마르 3,6 ; 요한 11,47) 체포하려 했다(마태 21,46; 요한 7,32). 예수님도 바리사이를 독사의 자식들(마태 3,7), 위선자들(마태 15,7), 소경 같고(요한 9,40-41) 회칠한 무덤(마태 23,27)이며, 하느님을 믿지 않고(요한 8,45) 성경에 무지하며(요한 4,22) 스스로 하느님의 뜻을 저버렸다(루카 7,30)고 비난하셨다.

예수님은 또 바리사이들이 탐욕적이고(마태 23,25) 돈을 좋아하며(루카 16,14) 남에게 보이기를 좋아하고(마태 23, 5 이하) 의로운 척하며(루카 18,10 이하) 거드름 피우고 대접받기를 좋아한다(마태 23,6-7)고 했다.

하지만 예수님의 제자 중에도 바리사이 출신이 있었는데 대표적인 인물이 바오로 사도와 니코데모(요한 3,1-21)’다.

(*글: 리길재 평화신문 기자 teotokos@pbc.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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