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형상으로 태어난 아담
                                                부끄럼을 가리우던 하와
                                              성령을 받아 들이신 마리아
                                                빛을 가르쳐 주신 예수님
                                         존재안에서 하나되어 주시는 하느님
                            모든 만물과 피조물 안에서 ‘하느님 당신’을 보게 하소서
                                                       고요와 침묵,
                        신앙안에서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 순수한 영혼을 붙잡게 하시고
                 거기서 영혼은 하느님께로 고요히 가라앉고 근원이신 하느님과 하나 되게하소서
                                                   하느님, 저의 하느님
                           저의 약함을 보시고 당신을 섬기게 하시고 사랑할 수 있게 하소서-

                                                     그리스도의 향기-
                                    요한 바오로2세 교황님의 영성시 마무리합니다.
                                                      근데 꽤 길어요^^
                                           1부 2부 그리고 3부까지 이어집니다


모리야땅의 언덕
갈데아 우르-
전에 그런 시대가 있었다. 사람들이 유랑에서 유랑으로 떠돌던 시대
수확이 풍요로운 곳이 있으면 무리 지어 달려가
부지런히 가축을 먹이던 어머니처럼 넉넉하고 비옥한 대지의 품에 안겨
사람들은 천막을 치고 거주하기 시작했다

어찌하여 오늘날 우리는 갈데아 땅에서 그곳을 찾고 있는가
자신과 비슷한 유목민의 무리와 함께
데라의 아들 아브라함은 어디에서 떠났던가?
이런 생각을 하진 않았을까
왜 이 곳에서 떠나야만 하는가?
왜 갈데아 우르를 버려두고 가야만 하는가?
이별의 슬픔을 느끼며 몇 번이나 뒤를 돌아보았을까?

알 수가 없다
단지 우리가 아는 건 아브라함이 목소리를 들었다는 사실
“떠나라”고 명하는 목소리를 들었고
“예”하고 대답하며 결연히 그 목소리를 따르기로 결정한 일뿐

목소리가 말했다
너는 수 많은 민족들의 아비가 될 것이며
네 후손들은 번성하여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불어나리라
아브람은 생각하기를 이 말씀이 실현될 수가 있을까

자연은 내게 부성의 은총을 거부했고
평생을 사랑해온 아내는 아들을 낳지 못하여
부부의 심정이 이처럼 고통스러운데
그 약속이 실현될 수 있을까
그러나 그 목소리가 말했다
너는 아비가 될것이다, 아비가 될것이다,
장차 많은 민족들의 아비가 될 것이며 네 후손들은 번성하여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불어나리라.

셋을 보았지만 하나임을 믿었노라-
누가 이처럼 멀고 또 가까운 미래를 볼러올 수 있겠는가?
이름 없는 분,
목소리로 임하시는 그 분은 누구인가?
인간이 인간에게 말하듯 아브람에게 이야기하시는 그 분은 누구인가?
언젠가 아브람을 직접 찾아오셨다
극진한 정성으로 대접한 세 명의 낯선 손님이 바로 그 분임을 아브람은 알았다
목소리와 약속을 알아차렸다
일 년 뒤 사라와 더불어 갓 태어난 아들을 보며 기뻐했다

아들, 그것은 부성과 모성을 전제로 하는 말이니
아브람이여,
너는 아버지가 될 것이다
많은 민족들의 아버지가 될 것이니
이제 네 이름은 아브람이 아니라 ‘아브라함’이다
너에게 복을 주어
너의 이름이야 말로 ‘희망을 잃지 않고 믿음을 지킨 사람의 아름다운 상징이 되리라’

주변의 군중들과 민족들은 스스로 신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있는 그대로의 그분을 믿었다
목소리를 따라 앞만 보고 걸어가며
온전히 그 분과 이야기했다
자신의 천막을 활짝 열어
그 분을 정중하게 맞아들였고 영적으로 교류를 나누었다

이제 우리는 그 곳으로 돌아가자
하느님 친히 아브라함을 찾아오신 그 곳으로
오시리라 굳게 믿었던 아브라함에게 임하신 그 곳으로
군중들과 민족들이 제 스스로 신을 만들어낼 때
있는 그대로의 그 분께서 몸소 찾아와
인간의 역사 속에 함께 하시어
가리워진 천지창조의 비밀을 그의 눈 앞에 훤히 드러내 보이셨다

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