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평화신문 (제1480호), 2018년 9월 2일 발행


(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22주일 (마르 7, 1-8, 14-15, 21-23), 섣부른 판단은 이제 그만!


*글:  조명연 신부 / 인천교구 갑곶순교성지 전담


며칠 전 우연히 거울을 보니 머리카락이 너무 지저분해 보였습니다. 요즘 바빠서 미용실에 한참 동안 가지 

못했기 때문이었지요. 시간을 내어 동네 미용실로 머리카락을 손질하러 들어갔습니다. 미용사가 제게 

“손님, 어떻게 잘라 드릴까요?”라고 묻습니다. 저는 “짧게 잘라주세요”라고 간단히 말했습니다. 제 머리카락이 

워낙 뻣뻣해서 조금만 길어도 지저분해지거든요. 더군다나 더운 여름에 굳이 긴 머리를 하고 있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미용사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혹시 무슨 일 있으세요?”라고 묻는 것입니다. 

이 질문에 “그냥 더워서요”라고 간단히 대답했습니다.

이 대답에 미용사가 웃습니다. 본인이 예상한 답변이 아니었나 봅니다. 

사실 손님들 대부분은 “깔끔하게 정리해주세요”라고 하거나 “앞머리는 어떻게, 뒷머리는 이렇게, 옆머리는 저렇게…” 

자세히 설명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짧게 잘라주세요”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심경을 흔드는 일을 겪었거나,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 분들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래서 제게 무슨 일이 있었느냐 물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그저 더워서, 머리가 워낙 뻣뻣해서 짧게 자를 뿐이었습니다.

남을 판단하는 건 의외성을 가져올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 되는 것이지요. 우리는 그동안 

남에 대한 판단이 너무 당연했던 것은 아닐까요? 특히 남이 틀렸다는 생각이 들면, 더욱 그 판단의 강도를 높이면서 

비판하지요. 그러나 그 판단이 올바른 걸까요?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 몇 사람이 제자들이 손을 씻지 않고 음식을 먹는다며 비판합니다. 제자들이 조상의 전통을 

따르지 않았다고도 지적합니다. 급기야 그런 제자들을 제대로 교육하지 못했다며 예수님마저 옳지 않다고 

깎아내립니다. 이에 대해 예수님께서는 단호하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키는 것이다.”(마르 7,8)

하느님의 일을 하지 않는 모습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면서, 사람의 전통을 지키지 않는다고 핏대 세우며 말하는 

그들의 위선을 지적하신 것입니다. 즉, 그들은 주님께서 말씀하시고 강조하신 사랑의 계명보다 세상의 조건을 더 

우선순위라 생각한 것이지요. 그러다 보니 주님과의 소중한 만남에서 하느님의 뜻을 알려고 하기보다는 판단하고 

단죄하는 데 더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사람의 전통만 지키고자 하면 섣부른 판단으로 아픔과 상처를 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고자 하면 함부로 판단할 수가 없지요. 하느님의 뜻은 모두 옳기에 그 어떤 것도 감히 판단하고 단죄할 수 없습니다. 

주님의 말씀처럼 사람의 전통을 비롯해 세상의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것들만 사람을 더럽힐 뿐입니다.(마르 7,23 참조)

제1독서에서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이렇게 힘줘 외치고 있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말에 무엇을 보태서도 안 되고 빼서도 안 된다. 너희는 내가 너희에게 내리는 주 너희 

하느님의 명령을 지켜야 한다.”(신명 4,2)

사람의 전통이 아닌 하느님의 명령인 계명을 지키는 일에 조금도 소홀해서는 안 됩니다. 그래야 잘못된 판단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판단, 모두를 사랑으로 이끄는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제 제2독서의 야고보 사도 말씀을 마음에 간직하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말씀을 실행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말씀을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사람이 되지 마십시오.”(야고 1,22)

주님의 말씀을 실행하는 참된 자녀가 되는 행복한 오늘을 만들어 보십시오. 


                                                        " Peace be with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