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브리스번에 온지 한 달이 넘었지요.
반 백년을 살아 오면서 여러 번 힘든 때를 겪었지만 최근에도 힘들었죠.
온통 낯설고 메마른 심성들과 부딪히며 시험에 들었죠.
기다리는 하느님은 오지를 않고 외롭고 힘든 날들의 연속이었지요.
죽을 것 같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실망과 분노가 겹치는 날들이 되었죠.
내 안의 칼날과 외부의 창 끝이 서로 부딪혔어요.
그러나 기다리는 하느님은 오지를 않았어요.
이 참에! 확 종교를 바꿔 버려! 아냐 지조가 있지 순교할 일도 아닌데 신념을 바꿀 수는 없지.
후후...통증으로 혼자 빈 방에서 뒹굴듯이
마음은 천 갈래 만 갈래 였습니다.
그 때 아들이 그러더군요. 엄마! 한국에서 떠나기전에 본 영화가 생각나요.
"행복을 찾아서" 거기서 그런 에피소드를 이야기 했잖아요.

- 한 사람이 바다를 항해하던 중 난파를 당했습니다.
그는 죽음과 직면하여 고통 중에 있었죠.' 헬프 미!' 목이 터지게 외쳤어요.
얼마 후, 배가 지나가다가 그를 발견하고 도와주겠다고 했어요.
그가 단호히 말했죠. " 난 나의 하느님이 구해주실거야"
그 배는 거절하는 그를 뒤로 하고 표표히 수평선 너머로 사라졌죠.
그의 곁으로 여러 척의 배가 지나갔지만 그는 하느님을 기다리다가 정말 하느님을
떡하니 마주하게 되었죠. 그가 볼멘 소리로 불만을 터트렸어요.
"하느님, 내가 얼마나 찾았는데요. 나의 외침에 귀를 막으셨죠. 제가요. 목에서 피가 터지도록 하느님을 불렀다고요. 얼마나 많은 약속을 했나요. 이번에 살려만 주시면 제가요. 하느님의 종이 되어 이 세상 사람들을 전부 성당으로 인도할께요. 순교라도 한다니까요. 들으셨죠?"
이 사람의 말을 지긋이 듣던 하느님이 한 말씀하셨죠.
"참내! 내가 여러 번 너를 찾아갔잖니, 그럴 때 외면을 하고는 이제와서 원망이냐"
깨갱^^^^
아들의 이 충고에 마음이 확 정리되었습니다.

잘못했어요.
하느님을 믿어야죠. 암요. 성당 건물을 믿는게 아니잖아요. 암요. 그 안에 구성원을 믿는게 아니잖아요. 암요. 다시 무릎 끓었죠. 잘못했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