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미사에서 본 모습입니다.
영성체가 끝나고 노부부가 마지막으로 자신들의 자리로 돌아 오고 계셨지요.
우리 성당은  등록된 교우만 15000명이 되는 무지막지하게 큰 성당입니다.
보통 미사에 5000명정도가 참여를 합니다.
제 본당의 크기를 자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영성체를 하고 자기의 자리로 돌아 오는 일이 무척 먼 길(?)이라는 걸 말씀 드리고 싶어서 입니다.
여하튼 영성체를 마친 할머니는 아주 느린 걸음으로 아니 거의 제자리에 서 있다 시피하며 걷고 계셨습니다. 그 뒤를 할아버지가 따르고 있었는데요. 할머니는 두 손을 모으로 힘겹게 한 발 한 발 걷고 계셨지요.
성당의 모든 사람들이 제자리에 앉았지만 할머니는 신부님이 다음 예식을 진행할 때도 걷고 계셨습니다.
뒤에서 할머니를 따르는 할아버지는 전혀 재촉하지 않고 묵묵히 두 손을 모으고 뒤를 따랐지요.
노부부를 보는 내 눈에는 눈물이 고였습니다. 할아버지가 할머니에게 재촉하지 않고 따르는 모습이 감동적이었고요. 할머니가 거의 서있는 듯하지만 분명 걷고 있는 모습에 감동적이었습니다.
"분명 걷고 계셨거든요."
늚음의 아름다움을 보았습니다.

행복하여라, 노인의 친구들
----에스터 메리 워커 지음

행복하여라, 내 걸음 떨리고 손저림을 이해하는 사람들.
행복하여라, 내 귀를 기울여야, 남의 말을 알아 들을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
행복하여라, 내 눈이 침침하고, 내 정신이 더디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
행복하여라, 내가 커피를 엎질렀을 때, 못 본체 해주는 사람들.
행복하여라, 하던 일을 멈추고 유쾌하게 웃으며, 잠시 나와 말동무가 되어주는 사람들.
행복하여라, "그 얘기 오늘 두 번 하셨어요."라고, 말하지 않는 사람들.
행복하여라, 지난날 추억을 되살아나게 해주는 사람들.
행복하여라, 내가 사랑 받고 존붕 받으며, 외톨이가 아님을 일깨워주는 사람들.
행복하여라, 내가 십자가를 지고 갈 힘이 부쳐, 힘들어 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
행복하여라,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애정 어린 마음으로 편하게 해주는 사람들.

저는 이글을 중간도 읽기 전에 눈물을 흘렸었습니다.
어쩌면 인생이란 어느 순간 뒤를 돌아보면 아무도 없는 것을 깨닫는 일이 아닐런지요.
그럴 때, 난 믿는 게 있어 참 좋았습니다.

베로니카-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