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스베인 홍수

제가 처음 회사에 들어오게 되었을ㄸㅒ 실망한게 여러가지 있었는데요, IT 직종이라고 하면 세련된
현대식 건물에 깨끗한 옷차림으로 근무할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어서 그랬겠지만, 사무실이 너무
낡았다는게 그 중 하나였지요. 벽에는 누렇게 변한 각종 라이센스, 도표, 지도등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고 아주 어렸을때나 볼 수 있었던 파일 캐비넷, 다 떨어진 폴더들,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낡은 전자장비등...

너덜너덜한 노티스보드에 누렇게 뜬 흑백사진 한 장이 붙어 있었는데 사실 다른 종이들에 가려서
잘 안보였었거든요. 그러던 어느날 책상을 바꾸게 되면서 위치도 조금 바꾸었는데 이 사진이
제 시야에 딱 들어 오는것 아니겠습니까.

그것은 74년의 홍수 사진이었습니다. 물에 잠긴 UQ 캠퍼스를 항공 촬영한 것인데 가운데의
Great Court 부근 이외는 거의 잠긴 모습이구요, 그 뒤로 강건너 지역은 거의 잠겨있습니다.

1974년 1 월 26일에 일어난 홍수는 1887년 이후로 가장 큰 홍수였답니다. 강우량은 317 mm 였는데
이 비로 많은 피해를 입었다는 군요. 기차, 통신, 도로가 다 끊기고 대형 유조선을 비롯한 4 척의
배가 쓸려 내려 갔답니다.

그 전에 있었던 홍수(1893)에는 세 척의 배가 가라 않았었는데 2 주후에 다시 닥친 홍수때 다시
떠오르기도 했다네요. 그 때는 집이 통째로 떠내려와서 빅토리아 브릿지에 부딪쳐 사라졌다고
하는데, 잠잠하기만 한 브리스베인강도 무서운 면이 있긴 하네요.

그 흑백 사진을 스캔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