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성사를 보게 되었지요. 언제나 대죄를 지은 듯 손에 땀이 나더군요.
성사를 보기 위해 미사 40분전에 도착하여 내 순서를 기다리는데 머피의 법칙처럼 내 앞에서 끝 날것 같은 불안감이 왔지요. 미사는 이미 진행 중이었습니다. 내 앞에 초등학생이 들어 갔는데 신부님은 어린 아이가 죄를 지었으면 얼마나 지었다고 5분 이상을 붙잡고(?) 계셨습니다.
'이러다가는 오늘 고해성사 못 보는 구나 , 할 수 없지 하느님의 뜻이라면 영성체 못하고 또 반성하는 수 밖에' 마음을 반 접었지요. 고해소 앞에 오느라고 두 달 걸렸는데 일주일이야 하는 마음이 생겼지요. 하지만 다행히 내 차례가 되었습니다. 이미 미사는 10분이 경과 한 뒤였지만요.
아! 고해소에 들어가서 성호를 그으니 '네죄를 네가 알렸다.'하는 호령을 들은 듯 오금이 저렸습니다.
"죄를 고하시지요."
한숨이 먼저 나왔고 이어 "전 시어머니가 너무 너무 싫어요." 라며 목소리를 쥐어 짷지요.
신부님은 나의 목자셨습니다.
"예수님은 사랑과 용서를 실천 하신분입니다."
-누가 모르나요?
"시어머니를 사랑하고 용서하고 이해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 으엥, 아니 그러면?
"그 분을 위해 기도하십시오, 그 분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도 예수님이고 자매님의 마음을 치유하는 것도 예수님입니다. 기도하세요."
눈물이 울컥 쏟아졌지요. 숨이 막혔습니다. 고해소 저 편에서 휴지가 한 장 쓱 밀려 오더군요.
- 두 장은 주실 것이지.
"마음에 두지 마세요. 자매님 병 생깁니다. 오늘 집에 가서 의자에 베개를 올려 놓고 베게가 시어머니다 생각하고 욕 빼고 다 말을 하세요. 소리지르고 베개를 흔들고 화가 풀릴 때까지 하세요."
-아니, 신부님이 이렇게 얘기 하셔도 되나?
"보속으로 '사랑과 용서'라는 책을  읽고 묵주기도 5단입니다."
미사를 보고 나오는 내 발걸음은 새털보다 더 가벼웠습니다.
신부님이 던진 화두는 집착이였지요. '내려 놓음'에 대해 알려 주신겁니다.
신부님! 당신은 나의 목자십니다. -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