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평화신문 (제 1440 호) 2017년 11월 19일 발행


(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33주일/평신도 주일 (마태25, 14-30)

                           

                            사랑에는 알리바이가 통하지 않습니다!


*글:   정연정신부 / 서울대교구 화곡본동본당 주임


오늘은 연중 제33주일이며 ‘평신도 주일’입니다. 아울러 교회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제정하신 ‘제1차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을 기념합니다. 

모름지기 우리는 “‘세속(世俗)’은 평신도들이 자신의 그리스도인 소명을 성취하는 자리가 되고 그 수단이 된다”(「평신도 그리스도인」 15항)는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말뿐이 아닌, 구체적인 행동으로써 사랑을 실천하는”(1요한 3,18 참조)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합니다.

훌륭한 아내는 가난한 이와 불쌍한 이에게 손을 내밀어 도와준다(잠언 31,19 참조)

우리는 때때로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사람들 앞을 찜찜한(?) 마음으로 지나치면서 “저런 사람에게 돈을 주면 안 된다고 생각해. 

돈을 줘봐야 그 돈으로 술을 사 먹을 게 뻔하니까”라며 그 상황을 애써 모면하려고 합니다. 이런 태도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한 월간지와 인터뷰에서 “그 술 한 잔이 그에게 유일한 낙이에요. 당신은 ‘숨어서’ 얼마나 많은 일을 합니까? 당신은 그들보다 여러 면에서 

행운아예요. 그러니까 그들을 돌봐줘야 합니다”라고 깨우쳐주셨습니다.

오늘 제1 독서는 잠언에 나오는 이른바 ‘훌륭한 아내’(잠언 31,10-31) 일부분인데, 여기 등장하는 “여인은 성공한 인간 실존의 전범(典範)”

(에리히 쳉어, 「구약성경 개론」 참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연 “나는 가난한 이웃에게 조건 없이 손을 내밀고 있는지?” 늘 성찰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모두 빛의 자녀이며 낮의 자녀입니다(1테살 5,5)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께서는 다음과 같은 유언을 남기셨습니다. “주님께서 나 프란치스코 형제에게 회개 생활을 시작하도록 해 주셨습니다. 

주님 친히 나를 나병 환자들에게 데리고 가셨고, 주님께서 교회에 대한 크나큰 신앙심을 주셨고, 지극히 높으신 분께서 친히 거룩한 복음의 

양식에 따라 살 것을 계시하셨습니다.” 이처럼 성인께서는 늘 주님 앞에 자신을 깨우고자 하셨습니다.

오늘 제2 독서에서 바오로 사도께서는 “주님의 시간과 때”(1테살 5,1 참조)를 희망하며 사는 그리스도인은 “다른 사람들처럼 잠들지 말고, 

맑은 정신으로 깨어 있도록 합시다”(1테살 5,6)라고 권고합니다. 그래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그리스도인의 사명’은 세상이 ‘안락함’과 

‘이기주의’로부터 깨어나도록 돕는 것입니다”라고 자주 강조하십니다.

잘하였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마태 25,21 참조)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제1차 세계 가난한 이의 날 담화’ 첫머리에서 “사랑에는 알리바이가 통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것처럼 사랑해야 합니다”라고 단언하십니다. 결국 우리가 예수님의 모범을 따라서 이웃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어떠한 핑계도 변명도 

구실 따위조차 통하지 않는 죄를 짓는 것입니다. 참으로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사랑은 삶의 방식입니다.

오늘 복음의 내용은 이른바 ‘탈렌트의 비유’입니다. 이 비유에서 한 탈렌트를 받은 이는 “주인에게 받은 탈렌트를 땅에 숨겨 둔”

(마태 25,24-25 참조) 이유를 “두려움” 때문이라고 실토합니다. 이에 대하여 안셀름 그륀 신부님은 「예수, 구원의 스승」에서 

“두려워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의 주변만 맴돈다. 그는 사랑 안에서 자신을 선사하는 자유를 모른다”고 설명합니다. 

하느님은 금잔이 아니라, 아름다운 영혼을 필요로 하십니다

요한 크리소스토모 성인께서는 「마태오복음 주해」에서 “우리가 어린양을 먹고 늑대가 된다면, 어떻게 우리의 정당함을 증명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반문하시면서, 모름지기 성체성사의 신비를 사는 그리스도인은 사랑의 마음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교형 자매 여러분, 우리는 “주님의 가난으로 부유하게 된”(2코린 8,9 참조) 사람들입니다. 부디 여러분 모두가 “가난한 이들에 대한 

예수님의 우선적 사랑”(제1차 가난한 이의 날 담화 참조)을 배워 “착하고 성실한 종”(마태 25,23)의 기쁨을 충만히 누리시기를 빕니다. 아멘. 

(*글: 정연정신부 / 서울대교구 화곡본동본당 주임)


                                                                      " Peace be with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