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주보(제2207호), 2018년 12월 23일(다해) 대림 제4주일


(생명의 말씀)   마리아께서 엘리사벳을 찾아보심을 묵상합니다 


*글:   허영엽 마티아 신부 | 서울대교구 홍보국장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가는 순례자들이 빠지지 않고 들리는 장소가 있습니다. 

에인 카렘이라는 예루살렘 남서쪽 에 위치한 작은 도시입니다. 아주 작고 아담한 시골 도시 느낌이 풍성한 곳입니다. 

이 작고 소박한 마을에는 성모님 방문 성당과 세례자 요한 탄생 성당이 있습니다. 


마리아와 엘리사벳의 동상이 세워져 있었는데 두 분이 부른 배를 맞대고 있는 모습으로 서로를 마주 보고 있어 재미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또한 성당 마당에는 여러 나라의 기도문 사이에 한국어로 된 기도문이 있어 그 밑에서 큰소리로 기도하면서 마음이 울컥했던 

기억도 납니다. 


오늘 복음은 마리아가 엘리사벳을 방문한 이야기입니다. 마리아는 동정녀로서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 마을에서 예수님을 잉태한 

다음(루카 1,34-35 참조) 서둘러 유다 산악 지방에 사는 엘리사벳을 찾아갑니다. 마리아는 사촌 언니 엘리사벳이 늘그막에 아기를 

가졌다는 사실을 가브리엘 천사를 통해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즈카르야와 엘리사벳이 살았던 유다 산악 지방의 고을은 예루살렘에서 남서쪽으로 7~8km 떨어진 산들로 둘러싸인 한적한 곳입니다. 

예루살렘에서는 그다지 멀지 않지만 나자렛에서는 120km 이상 떨어져 있습니다. 마리아가 서둘러 간다 하더라도 사나흘은 족히 걸립니다. 

며칠 산길을 걸으며 어린 마리아는 어떤 심정이었을 까요? 아마도 극도로 불안하고 초조하며 무서웠을 것입니다. 

그런 심정으로 계속 하느님께 기도하면서 산길을 걸었을 것입니다. 당시 사회에서 젊은 여성이 임신했다는 것이 큰 변화이며 충격인데 

더구나 결혼도 하지 않은 마리아가 아이를 가졌다고 하는 것 자체가 위험천만한 일이었습니다. 


마리아를 만난 엘리사벳은 임신한 지 여섯 달 된 몸이었는데 마리아의 인사를 받고 성령으로 가득 차서 화답했습니다. 

그러자 마리아도 감격하여 하느님의 구원을 기리는 아름다운 마리아의 노래(마니피캇, Magnificat)를 불렀습니다.(루카 1,46-55 참조) 

마리아는 하느님의 말씀이라면 불가능해 보이는 것조차 그대로 믿고 순종하신 분이었습니다. 바로 이것이 믿음입니다. 하느님께 모든 것을 

의탁한 마리아야말로 신앙인의 모범이요, 교회의 어머니로서 인류 구원의 길  열어 주신 분입니다. 


우리도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사람이 되어 복되다고 칭송받을 수 있을까요? 우리도 마리아가 했던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가 우리의 기도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매일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기 위해 자신을 비우는 겸손한 사람, 

그리고 하느님의 손길에 자기 자신을 모두 내맡길 수 있는 믿음의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그러면 우리도 마리아와 같이 언젠가 

구원의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 Peace be with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