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평화신문(제1491호), 2018년 11월 25일 발행


(생활속의 복음)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왕 대축일 (요한 18, 33ㄴ-37), 주님만으로 충분합니다


*글:   조명연 신부/인천교구 갑곶순교성지 전담


북유럽 한 나라에 비만 치료에 탁월한 성과를 내는 센터가 있다고 합니다. 보통 비만 치료라고 하면 식이ㆍ운동요법, 약물치료, 

수술 등을 떠올릴 것입니다. 그런데 이 센터는 이런 치료는 전혀 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하네요. 

그 방법은 바로 정기적으로 나체사진을 찍어주는 것이었습니다. 나체사진을 크게 인화해 환자들이 자주 볼 수 있는 곳에 

걸어놓는다고 합니다.

그러면 환자들이 알아서 식사량을 줄이고 스스로 운동해 체중 감량에 성공한다는 것입니다. 이 센터에서 판단한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은 자기 몸을 스스로 바라보는 데 있다고 말합니다.


많은 이가 다른 사람들만 바라보며 삽니다. 다른 사람들만 좋은 걸 가지고 있는 것 같고, 그에 반해 자신은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처럼 초라하게 느낍니다. 그런데 그 사실을 아십니까? 나를 부러워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걸 말입니다. 따라서 자신을 먼저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자신이 진정으로 필요한 걸 알 수 있으며, 다른 이를 향해 여유 있는 사랑의 마음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외부 어떤 장애물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습니다. 다른 이의 말과 행동에서 자신의 행복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존감이 높아 흔들리지 않는 사람은 세상의 흐름을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하며, 대신 주님의 뜻에 맞춰 

힘차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오늘은 연중 시기의 마지막 주일로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왕 대축일입니다. 임금이신 예수님을 기리는 날이지요. 

예수님께서는 권위와 재력 같은 물리적인 힘으로 영광을 얻으신 것이 아니라 사랑과 평화, 끊임없이 자신을 낮추는 겸손으로 

참된 영광을 얻으셨습니다. 그래서 빌라도가 “당신이 유다인들의 임금이오?”(요한 18,33)라고 심문할 때에도 떳떳하실 수 있었습니다.

주님의 통치는 영원한 통치로 사라지지 않고, 그분의 나라는 멸망하지 않습니다.(다니 7,14 참조) 반면 우리는 유한하고, 곧 사라질 

이 세상만 바라보며 살았던 건 아니었을까요? 스스로 자존감을 낮추고 힘없이 사는 건 아닐까요? 오늘 제2독서 요한 묵시록에서 

말하고 있듯, 주님께서는 성실한 증인이시고 죽은 이들의 맏이이시며 세상 임금들의 지배자라는 사실을, 그분께서는 우리에 대한 

사랑을 드러내셔서 우리를 죄에서 풀어주셨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묵시 1,5 참조)

주님과 함께할 때 저절로 자존감은 높아집니다. 세상 그 어떤 것도 나를 지켜주지 않지만, 주님께서는 절대로 우리를 포기하시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러므로 주님과 함께할 때 힘을 내어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참 영광을 얻는 방법이 아닐까요? 이제는 세속적인 기준만 내세우는 어리석은 모습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것만 중요하게 여기고 집착하면 자연스럽게 주님과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뜻에 기준을 맞추고 살아간다면 

매 순간을 의미 있고 기쁘게 살아갈 것입니다.

여행할 때 짐이 많으면 여행 자체를 즐길 수가 없습니다. 단출하게 필요한 몇 가지만으로도 충분히 여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많은 것이 필요한 것 같지만, 오로지 주님만 있으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어서 주님을 느끼지 못하고 힘들다고 외쳤던 건 아닐까요?

“진리에 속한 사람은 누구나 내 목소리를 듣는다”(요한 18,37)고 말씀하십니다. 참 진리 자체이신 주님께 속한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주님만으로도 충분합니다.


                                                                              " Peace be with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