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평화신문(제1467호), 2018년 6월 3일 발행


(생활속의 복음)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성혈 대축일 (마르 14, 12-16, 22-26)

                             주님 사랑이 가득 담긴 성체의 신비


*글: 조명연 신부 / 인천 갑곶순교성지 전담


예전에 값싼 물건을 비싸게 팔아서 엄청난 이득을 남겼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우선 가격이 저렴하면 

‘물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하면서 기피한다는 것이지요. ‘싼 게 비지떡’이라는 속담을 내세우면서 말입니다. 

이러한 심리를 이용해서 물건을 비싸게 파니 사람들이 너도나도 사려고 했다는 것입니다. 비싼 가격의 물건이 훨씬 잘 팔리고, 

반대로 가격이 저렴하면서 기능 좋은 물건은 잘 팔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 사람들은 이렇게 어리석은 

판단을 하게 될까요?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은 대단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을 통해서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얻을 때도 있습니다. 

우리는 빛의 소중함을 잘 모릅니다. 별 노력을 하지 않아도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기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갖지도 

않습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숨을 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빛이나 공기가 없다면 어떨까요? 우리 삶에서 정말 소중하고 

반드시 필요한 것들입니다. 반드시 비싼 비용을 내고, 열심히 한 수고를 통해서 얻은 것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하고 중요한 것은 모두 공짜로 주십니다. 이 세상을 잘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주님의 사랑은 우리의 삶 안에서 이렇게 퍼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미사 안에서 더욱더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을 지내는 오늘 우리는 미사 안에서 이뤄지는 성찬의 전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그리고 그 안에 주님의 사랑이 얼마나 가득한지를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주님의 몸과 피는 우리의 구원을 위한 희생 제물이 

스스로 되신 것을 의미합니다. 구약 시대의 이스라엘 사람들은 죄를 지을 때마다 짐승들을 희생 제물로 바쳐야만 했습니다.

(탈출 24,4-5 참조) 이처럼 이제 주님께서는 스스로 희생 제물이 되셔서 매 미사 때마다 당신을 바치고 계십니다. 

“받아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마르 14,22-24)라고 말씀하신 것은 당신이 바로 

우리 대신 직접 희생 제물이 되셔서 구원의 길로 우리를 이끄신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문제는 어디서나 쉽게 미사를 봉헌할 수 있기 때문인지, 미사가 내게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눈에 보이는 

빵과 포도주가 주님의 몸과 피라는 사실을 믿지도 않고 별것 아닌 것처럼 여기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평범함이 나의 구원을 위한 

결정적인 희생임을 기억한다면 미사를 소홀히 여길 수가 없습니다. 히브리서는 이 점을 분명히 말해줍니다. 

“첫째 계약 아래에서 저지른 범죄로부터 사람들을 속량하시려고 그분께서 돌아가시어, 부르심을 받은 이들이 약속된 영원한 

상속 재산을 받게 해 주셨습니다.”(히브 9,15 참조)

쉽게 얻을 수 있다고, 또 공짜로 주어진다면서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더욱더 쉽게 주님을 모실 수 있도록 그래서 당신과 

늘 함께하기를 바라시는 주님의 큰 사랑에 감사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언젠가 글을 좀 많이 쓸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는 곳이 필요해서 어느 호텔에 이틀 묵으면서 

계속해서 글만 썼습니다. 호텔을 한 번도 나오지 않고 제가 원하는 양의 글을 모두 썼습니다. 호텔을 나오면서 숙박비가 아까웠을까요? 

그런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단순히 잠만 자고 나왔다면 어떠했을까요? 너무나 아까웠을 것입니다.

영원한 생명은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합니다. 이 영원한 생명을 어떻게 얻을 수 있겠습니까? 주님께서는 우리가 이 영원한 

생명을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너무 쉽다고 생각하면서 소홀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소중하고 

중요한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 지금의 삶을 바꿔야 합니다. 주님의 사랑을 쫓아서 우리 역시 사랑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지금의 삶이 절대로 아깝지 않을 것이며, 언제나 기쁨과 행복의 시간을 누릴 수 있습니다. 


                                                                      " Peace be with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