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평화신문(제1459호), 2018.04.08. 발행 


(생활속의 복음)   부활 제2주일 (요한20,19-31)  사랑한다고 말하면 안 돼? 


*글: 조명연 신부 / 인천교구 갑곶순교성지 전담


잘 아는 신부가 전화하는 소리를 우연히 듣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대화가 너무나 이상했습니다. 개인적인 통화라서 

귀담아듣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전화기 건너편의 목소리는 젊은 여성의 목소리였고, 이 여성과 10분 넘게 통화하면서 마지막으로 

한 말은 충격적이었습니다. 글쎄 “그래, 나도 사랑해”라고 말했거든요. 순간 저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혹시 여자 친구가 생긴 것일까? 혹시 사제직을 그만두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젊은 여성과 10분 이상 통화하고, 여기에 사랑한다고 말하니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할 수 있겠습니까? 한참을 망설인 

저는 어렵게 이 신부에게 말했습니다. “너 혹시 고민 있니?”

그러자 “아니 없는데”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혹시 여자 생겼니?”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무슨 말이야? 

그런 소문이 있어? 영광인데? 이 얼굴에도 무슨 스캔들이 났나 봐?”라고 별것 아닌 것처럼 말합니다. 저는 심각한 모습을 지으면서 

다시 물었습니다. 

“미안하지만 내가 지금 방금 네 전화 통화를 들었거든. 그런데 어떤 젊은 여성과 오랫동안 통화하고 있더라. 그런데 전화를 마치면서

‘사랑해’라고도 했잖아.”

이 말을 들은 신부는 박장대소를 터뜨리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내 동생이야. 그런데 동생에게는 사랑한다고 말하면 안 돼?”

솔직히 저도 그렇지만, 제 주위에서 보면 가족끼리 사랑을 자주 말하고 전화 통화도 이렇게 오래 하는 경우를 보기가 참 힘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신부의 전화 받는 모습이 생소했고, 오해했던 것입니다. 사실 좋아하는 이성을 대하듯이 가족에게 

다정다감한 말과 사랑의 표현을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어쩌면 그런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잘못이지요? 

주님께서는 유다인들이 두려워 문을 모두 잠가 놓고 있었던 제자들 앞에 부활하시어 나타나십니다. 그리고 하신 말씀은 

“평화가 너희와 함께!”(요한 20,19)였습니다. 세상에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일에 모든 것을 다 쏟아부어도 부족할 텐데 제자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 도대체 뭐하고 있는 거야?”라면서 화를 내셔야 할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큰 사랑으로 

오히려 평화를 빌어주십니다. 더군다나 믿지 못하는 토마스를 위해서는 당신의 손을 보고 옆구리에 손을 넣어서 믿으라는 말씀까지 

하십니다.(요한 20,27 참조) 십자가의 죽음으로 모든 것 끝내신 것이 아니라, 끝까지 사랑으로 다가오시는 주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사랑과 자비에 제자들은 진심으로 변화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초대 교회의 모습을 제1독서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신자들의 공동체는 한마음 한뜻이 되어,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으로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사도 4,32)

진정한 변화는 바로 사랑과 자비를 통해서 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주님께서 보여주신 이 사랑과 자비를 특별한 

경우에만 행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가까운 내 가족, 내 이웃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힘이 되어주는 

행동 하나 없이 그저 ‘내 사랑을 알겠지’ 하면서 외면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사랑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사랑을 어색하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당연히 사랑하고, 당연히 이 사랑을 표현해야 합니다. 

그래야 당연히 주님을 향해 내 사랑을 보여드릴 수 있습니다. 

요한 사도는 하느님에게서 태어난 사람은 모두 세상을 이긴다고 말씀하십니다.(1요한 5,4 참조)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사랑을 실천하지 않을 수 없고, 이 사랑을 통해서 세상을 이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어디에서 

시작해야 할까요? 나로부터 시작하면서 점차 세상 밖으로 펼쳐나가야 합니다. 그때 한마음 한뜻으로 사랑하는 하느님 나라가 

가까워질 것입니다. 

(*글: 조명연 신부/인천교구 갑곶순교성지 전담) 


                                                                          " Peace be with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