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주보(제2156호),  2018년 1월 7일(나해) 주님 공현 대축일


(생명의 말씀)  아기를 보고 땅에 엎드려 경배하였다


*글: 염수정 안드레아 추기경 | 서울대교구장


오늘 복음의 동방박사들은 별을 보고 구세주의 탄생을 알아내고, 자신들의 목표를 찾으려고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예루살렘까지 와서 구세주를 찾았습니다. 동방박사들은 유다인이 아닌 이방인이었습니다. 

이는 유다인뿐만 아니라 이방인도 예수님을 구세주로 공경하게 될 것이라는 뜻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은 유다인과 이방인을 아울러 모든 이의 구세주이십니다. 그리고 그분은 구원을 찾는 우리 모두가 찾아야 하는 분입니다. 


오늘은 주님 공현 대축일입니다. 


‘주님 공현’이라는 말은 주님께서 당신 자신을 공적으로 세상에 나타내 보이셨다는 뜻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아기 예수님은 

포대기에 싸여 말 구유에 누워 계셨습니다. 세상을 구원할 구세주의 모습이라기보다 한없이 약하고 작은 모습입니다. 

바로 여기에 구원의 보편성과 개방성이 담겨 있는 하느님의 뜻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 구세주가 오심은 특히 가난하고 불쌍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함입니다. 우리도 그 옛날 동방박사들처럼 

아기 예수님을 정말 열심히 찾고 있습니까? 예수님을 어렵게 찾은 동방박사들은 예수님께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습니다. 


황금은 임금께만 바치는 보물이었습니다. 따라서 아기 예수님을 진정한 왕으로 알아보았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유향은 사제들이 제사 때 분향하는 일종의 향료로, 기도의 상징입니다. 그리고 몰약은 시체에 바르는 방부제의 일종으로, 

슬픔과 고난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 우리 죄를 대신해 고난과 십자가를 지고 돌아가실 분임을 알아보았다는 위대한 예언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동방박사들은 아기 예수님을 보고 땅에 엎드려 경배하였고 예물을 드렸습니다. 동방의 박사들에게 아기 예수님은 구경거리나 

호기심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자신들을 구원하실 분이라 굳게 믿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위험한 여행을 무릅쓰고 아기 예수님을 찾아 나섰고 그분께 참된 예배와 경의를 표했습니다. 그들은 진정으로 

구세주의 탄생을 기뻐하고 감사하며 최대의 정성으로 예물을 봉헌함으로써 자신들의 마음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이제는 우리의 차례입니다. 우리도 아기 예수님의 모습으로 오는 약하고 가난한 이웃을 만나게 됩니다. 우리도 그 들에게 사랑과 

나눔의 예물을 바쳐야 하겠습니다. 복은 혼자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나누는 것입니다. 그래서 복은 서로 빌어 주는 것입니다. 

행복과 희망은 저절로 찾아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최대한의 노력과 기원을 통해 얻어집니다. 


동방의 박사들은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이 세상에서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를 잘 알려줍니다.


                                                               " Peace be with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