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평화신문(제1443호), 2017년 12월 10일 발행, 대림 2주일, 인권주일, 사회교리 주간


(생활속의 복음)  대림 2주일 (마르 1, 1-8)   생각이 상황을 바꿉니다


*글: 조명연 신부 / 인천교구 갑곶순교성지 담당


신학교에 들어가서 여러 동아리 활동을 할 수가 있었는데, 제가 선택한 곳은 산악반이었습니다. 산 정상에서 느끼는 성취감, 

산의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경치는 일상 삶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데 정말 좋았습니다. 여기에 보너스로 건강한 몸도 

갖게 되었지요. 그러다 보니 험한 산, 오르기 힘든 산을 가는 것도 무척이나 즐겁고 유쾌했습니다. 

2학년을 마치고 군대에 가게 되었습니다. 신병교육대에서 유격 훈련을 받을 때 산을 오르는 것입니다. 워낙 좋아했던 산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때 산을 오르는 일은 정말로 괴로웠습니다. 산에 빨리 오르지 않으면 알아서 하라는 조교들의 험악한 말을 

들으면서 어쩔 수 없이 강압적으로 올라야 했기 때문이지요. 

똑같이 오르는 산이지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똑같은 상황을 내가 선택한 기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어쩔 수 없이 하는 괴로운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지요. 어쩌면 고통과 시련 또한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고통과 시련을 무조건 괴롭고 힘들다고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어떤 생각을 갖느냐에 따라 그 고통과 시련이 기쁨과 

행복의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이 아닐까 싶습니다. 강압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최선을 다해서 행하게 될 것이고 이것이 바로 내 삶에 대한 책임 있는 행동인 것입니다. 이러한 책임 있는 행동은 

바로 생각의 전환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래야 상황이 바뀔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들은 요한 세례자를 만납니다. 요한 세례자는 오실 주님을 준비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지요. 그래서 광야에서 

사람들에게 회개하고 세례를 받게끔 했습니다. 그리고 삶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을 자신의 삶으로 보여 주기 위해서, 

낙타 털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둘렀으며, 메뚜기와 들꿀을 먹고 삽니다.(마르 1,6 참조)

좋은 옷을 입고, 맛있는 것을 먹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인간의 욕망일 것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요한 세례자가 이런 선택을 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요한 세례자는 사제직에 있었던 즈카르야와 아론 가문의 엘리사벳 사이에서 태어났지요. 

이는 그가 좋은 옷을 입고, 맛있는 것도 먹고 살 수 있는 집의 외아들이라는 사실을 알려 줍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가 

이렇게 어렵고 힘든 선택을 했던 것은 무엇일까요? 

자신의 사명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받은 사명에 충실한 것이 바로 책임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피하려고 하지 않고, 또 고통스러워하지 않으면서 그 길을 향해 묵묵히 걸어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여기에 또 한 가지는 자신이 주님보다는 결코 높아질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말하지요. 

“나는 몸을 굽혀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릴 자격조차 없다.”(마르 1,7)

요한 세례자의 이 모습을 보면서 나 자신의 모습은 어떠한지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우리는 주님께 참으로 많은 것을 요구합니다. 

이것을 해 달라, 저것도 해 달라고 합니다. 마치 맡겨 놓은 것을 되찾아 가는 것처럼 말이지요. 잘 생각해 보면 주인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자신의 종에게 하는 말이 아니었을까요? 우리는 주님보다 절대로 높아질 수 없는데, 온갖 불평불만 속에서 주님 탓을 

외치면서 마치 종을 대하듯 했던 것이 아닐까요? 결코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 있는 행동이 아닙니다. 

이제는 생각을 바꿔야 할 때입니다. 자신의 사명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 그리고 주님을 진정으로 

나의 주님으로 고백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모습이 바로 베드로 사도가 말씀하시는 새 하늘과 새 땅을 기다리는 모습입니다.

(2베드 3,13 참조) 

        

                                                                    " Peace be with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