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즈번에서 둥근일, 모난일과 함께 행복하게 살았고, 보살펴 주셔서 감사합니다.
초록이 우거진 산에 다녀왔습니다.
수수히 내리는 보슬비가 자연의 아름다움을 더 싱싱하게 느끼게 했습니다.
산을 오르며 전 세계의 카톨릭을 이끄는 수장으로 ‘아름다운 삶’을 사셨던
요한 바오로2세 교황님의 “나는 산사람이다, 산은 그 장엄한 광경으로 우리를 지혜로운
명상에 이르게 하고, 그 험난하고 가파른 여정으로 우리의 인격을 수양하게 하고,
자연과의 친교로 영혼의 평화를 안겨줍니다.”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함께 걸으며..
하느님께서 주셨던 온갖 것들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대하셨던
교황님의 주옥같은 영성시를 함께 묵상 해보세요.
생의 마지막 문턱에서 자신의 젊은 날의 꿈 이었던 시인으로 돌아와
자연의 위대함 속에서 얻은 영감으로,
명상이나 심미적 탐구에만 그치지 말고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를 당당히 물어보라 말씀하십니다.
문학가로 노벨상을 받은 체슬라브 밀로스도 “가장 간명한 형식 안에 종교적 가르침과
가톨릭의 교리가 녹아 있는 위대한 시”라고 평했을 정도니까, 안 퍼가면- 바부삼~^^

로마에서 온 세 폭의 성화-

내 안에 그대 안식처 있으니
시냇물

경이로움
숲은 만을 이루어 굽이쳐 흐른다
산자락을 구르는 시냇물의 힘찬 박동
그 울림 속에 당신의 현존을 느끼느니
태초의 말씀을.

당신이 창조하신 세상만물은
제각기 소리 높여 떠드는데
당신의 침묵, 얼마나 오묘한가

숲은 짙푸른 물빛으로 깊어 가고
시냇물은 노래하며 비탈길을 구르는데
은빛으로 부서지는 물줄기엔
온갖 세상 함께 실려 흐르는구나

경쾌한 율동으로 내닫는 시냇물은
조류에 몸을 맡겨 덧없이 굽이치는데
정녕 어디로 가는 것인가

시냇물은 무엇을 말하며
어느 길, 어느 지점에서 나와 마주치려는가
언젠가는 나도 사라져갈 처지이거니
어디쯤에서 우리는 만나려는지,
참으로 우리는 서로 닮은 존재

아, 이 곳에서 나를 멈추게 해다오
문턱에서 나를 멈추게 해다오
이것은 가장 단조로운 경이, 그래도 나에겐 벅차기 그지없구나!

시냇물은 마냥 흐르고,
또한 무심히 이랑져 굽이치는데
오직 사람만이 경탄할 줄 하는 존재,
생의 마지막 문턱까지 줄지어 이어지는 경이로움
언젠가 이 경이로움에 ‘아담’이란 이름이 붙여졌느니

놀라움을 모르는 피조물들 속에서
사람은 경이감 탓에 홀로 외롭구나
만물은 존재했다 언젠가 사라지듯
사람도 홀연히 사라질 존재이련만
유독 사람에겐
경탄의 물결 밀려오고
넘치는 감동으로 삶을 이어나간다.

우리를 몰고 온 파도에 출렁이며
주위 만물을 향해 큰 소리로 외지고 싶구나
“제발 멈춰다오. 내 안에 그대 안식처있으니”
“바로 내 안에서 태초의 말씀과
만나게 되리니”
“멈추어 다오, 사라져 간다는 건 의미 있는 일이니”
“참으로 의미있으니, 의미있으니, 의미가있으니!”

-다음을 기대 하셔도 좋습니다
제인언니 꼭 퍼가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