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주보(제2206호), 2018년 12월 16일(다해) 대림 제3주일(자선 주일)


(생명의 말씀)   우리 영혼의 마구간을 찾아오시는 예수님


*글:   최규하 다니엘 신부 |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교수


이제 아흐레가 지나면 아기 예수님께서 태어나십니다. 하느님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오신 이 놀라운 사랑의 신비는 교회의 

큰 기쁨의 원천입니다. 그래서, 오늘 의 독서와 복음 말씀은 모두 기대에 찬 목소리로 구세주 오심의 기쁨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주님께서 가까이 오셨으니 아무것도 걱정하지 말라(필리 4,5-6 참조)고, “이스라엘 임금 주님께서 네 한가운데에 계시니 다시는 네가 

불행을 두려워하지 않으리라”(스바 3,15)고, 그러니 진심으로 기뻐하며 즐거워하라(스바 3,14; 필리 4,4)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글쎄요, 성탄을 기다리는 제 마음은 그리 기쁘고 즐겁지만은 않습니다. 한 해를 차분히 마무리해야 할 이 시점에도 온갖 근심과 

걱정이 파도처럼 끊임없이 밀려들고, 다가올 일들에 대한 두려움과 지나간 일들에 대한 후회가 제 마음 속을 가득 채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번잡하고 누추한 제 마음, 번민에 시달리는 제 영혼에도 과연 예수님은 오실까요? 


눈을 들어, 마리아와 요셉이 아기 예수님을 누이려 마련 한 자리를 바라봅니다. 더럽고 냄새나는 마구간, 짐승들의 침으로 범벅이 된 

여물통. 화려한 왕궁이라 한들 온 우주의 왕이신 예수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을 텐데, 그분은 도리어 세상의 가장 낮은 곳, 더럽고 

혼란스럽고 천한 곳을 찾아오셔서 당신의 사랑으로 따뜻이 어루만져 주십니다.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루카 5,32) 오신 주님 은, 몸소 죄와 가난의 현실에 신음하는 이들 가운데 기꺼이 당신의 자리를 

마련하시고 당신도 그들 중의 하나임을 자처하십니다. 이렇게 그분은 그저 높은 곳에서 우리를 굽어 보시기보다, 우리 가운데 오시어 

우리와 함께 살아가기를 원하십니다. 


그러니 누추한 제 영혼이라 하여 주님께서 마다하실 리 없습니다. 오히려 기꺼이 달려오셔서 당신 사랑으로 저를 새롭게 해 주시고 

저 때문에 환성을 올리며 기뻐하실(스바 3,17 참조) 것입니다. 그러니 이제는 허름한 우리 영혼의 마구간에 찾아오시는 아기 예수님을 

어떻게 맞이해야 할지, 황금과 유향과 몰 약을 정성스레 준비했던 동방박사들처럼 우리는 그분께 어떤 선물을 드릴지 고민할 때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은 그 답을 알려줍니다. 곧, 남의 것을 탐내지 말고, 가진 것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라는 것입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제물이 아니라 자비”(마태 12,7)라고 말씀하시는 주님께 우리가 드릴 가장 큰 선물은 

바로 ‘자비의 실천’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신자 여러분, 아기 예수님께서 우리 영혼의 문 을 두드리고 계십니다. 허름하고 누추하다 하여 부끄럽다며 문을 닫아걸지 말고, 

기쁜 마음으로 그분을 안으로 모셔 들여야겠습니다. ‘사랑의 나눔’이라는 귀한 선물도 준비하고 말이지요.


                                                                          " Peace be with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