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평화신문(제1489호), 2018년 11월 11일 발행


(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32주일, 평신도 주일 (마르 12, 38-44), 어떤 '열심'을 하고 계신가요


*글: 조명연 신부 / 인천교구 깁곶순교성지 전담


열심히 하지 않아도 되는 영역에서 아주 열심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언젠가 어떤 분과 대화 중 생뚱맞게 로또 복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자신이 요즘 로또 복권을 연구하고 있다면서, 

이제까지 당첨된 숫자를 보면 어떤 패턴이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 패턴에 맞춰서 로또 복권을 사다 보면 당첨 확률을 높일 수가 

있다는 것이었지요. 이 패턴을 발견하기 위해 하던 일까지 그만둬서 많이 힘들었지만, 앞으로 거둬들이는 일만 남았다며 제게 안수를 

해달라고 하시더군요. 이는 쓸데없는 ‘열심’이 아닐까요?

술을 열심히 마시는 분을 만난 기억도 납니다. 술을 열심히 마셔서 일주일 중 7일을 술을 마신다고 자랑까지 하셨습니다. 

술을 마시면서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즐겁고, 자신의 고민에서 해방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술을 마신 다음 날은 어떨까요? 

숙취로 몸이 아프고, 전날을 기억하며 힘들어할 수밖에 없습니다. 역시 필요 없는 ‘열심’입니다. 

우리는 ‘열심’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합니다. 그 ‘열심’을 어떤 일에 사용하는지 점검해봐야 할 것입니다. 당연히 지금보다 더 

성장할 수 있는 부분에서 ‘열심’이라는 정성을 쏟아부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쓸데없고 필요 없는 ‘열심’을 기울이고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요?

얼마 전, 교구 성직자 묘역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에는 전임 교구장 주교님을 비롯해 선후배 신부님들과 동기 신부님들이 묻혀 있습니다. 

우리는 이 세상 삶이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할 때가 많지만, 결국은 모두 주님 곁으로 가게 됩니다. 따라서 짧다고 할 수 있는 

이 세상의 삶보다, 주님과 함께 누릴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한 ‘열심’이 더욱 필요합니다.

쓸데없는 것에 ‘열심’인 사람들을 향해 주님께서는 경고하십니다.

“그들은 긴 겉옷을 입고 나다니며 장터에서 인사받기를 즐기고,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를, 잔치 때에는 윗자리를 즐긴다. 

그들은 과부들의 가산을 등쳐먹으면서 남에게 보이려고 기도는 길게 한다. 이러한 자들은 더 엄중히 단죄를 받을 것이다.”(루카 12,38-40)

남에게 보이는 데 ‘열심’인 사람들의 모습이지요. 위선으로 가득 찬 ‘열심’은 결국 단죄를 받는 쓸데없는 모습이라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그러면서 가난한 과부의 헌금을 칭찬하십니다. 그녀는 보이기 위한 봉헌을 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보기에는 얼마 안 되는 봉헌이라

누구도 알아주지 않겠지만, 그는 생활비 모두를 봉헌했습니다. 바로 하느님께 대한 ‘열심’에서 나온 봉헌이었지요.

제1독서에 나오는 하느님의 사람인 엘리야 예언자에게 자신들이 마지막으로 먹을 양식까지 바친 사렙타의 과부는 어떠했습니까? 

그는 밀가루 단지는 비지 않고 기름병은 마르지 않게 되었습니다.(1열왕 17,16 참조) 이처럼 하느님께 최선을 다한 봉헌은 

그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풍요로움을 줍니다.

그리스도께서도 많은 사람의 죄를 짊어지시려고 단 한 번 당신 자신을 바치셨습니다.(히브 9,28)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을 당시 

사람들은 비웃었지요. 그러나 자신의 모든 것을 봉헌하신 예수님의 죽음은 우리 모두를 구원으로 이끄는 가장 큰 풍요로움을 가져왔습니다.

우리는 열심히 살며 모든 것을 쏟아붓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가장 중요한 주님께는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 게 아닐까요? 

주님의 뜻을 따르기보다 세상의 가치만 좇고 있는 우리가 아니었을까요? 이렇게 세상의 가치만 좇는 것은 주님 마음에 드는 봉헌이 

될 수 없습니다.

다시금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가난한 과부의 봉헌을 떠올려보십시오. 자신의 모든 것을 주님께 봉헌할 수 있는 사랑이 얼마나 큰지를 

떠올려보십시오. 과연 영원한 생명을 주관하시는 주님께서는 어떤 사람을 좋아하고 받아주실까요? 우리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 세상의 삶과 하늘나라에서의 삶은 감히 비교할 수도 없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 Peace be with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