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평화신문 (제1482호), 2018년 9월 16일 발행


(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24주일 (마르 8, 27-35),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 우리


*글:    조명연 신부 / 인천교구 갑곶순교성지 전담


저를 아는 신부님들은 저에게 종종 이렇게 말합니다.

“조 신부는 미맹이야.”

맛을 모른다면서 이렇게 놀립니다. 제가 맛있다고 추천하는 식당에 가보면 늘 별로라는 겁니다. 신부님들의 말처럼 

제가 맛을 잘 모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맛을 정확하게 구별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싶습니다. 

맛의 기준이 특별하게 있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하루는 고등학교 친구들과 맛집을 찾아간 적이 있습니다. 자타공인 미식가인 친구가 강력하게 추천한 곳이었습니다.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얼마나 칭찬을 많이 했는지 모릅니다. 반찬들이 상 위에 차려지자, 식당을 추천한 친구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기 김치가 얼마나 맛있는지 몰라. 다른 식당과는 김치부터 다르다니까.”

그리고 곧바로 주인 아주머니께 “이 김치 직접 담그신 거죠?”라고 묻습니다. 이에 주인아주머니는 머쓱한 표정을 

지으면서 “죄송한데요…. 이 김치 중국산이에요”라고 말했습니다.

그 후로 미식가로 평가받던 이 친구를 누구도 미식가라고 하지 않습니다. 직접 담근 김치와 공장김치도 구별 못 하는 

입맛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말과 행동이 늘 정답이 될 수 없습니다. 또한, 자신의 판단 역시 항상 올바를 수 없습니다. 어느 분야의 

전문가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전문가는 비전문가보다 조금 더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 뿐이지, 이들 역시 실수나 

잘못을 합니다. 그만큼 우리는 부족하고 나약한 존재입니다. 완벽하신 분은 우리가 믿고 따르는 주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늘 주님의 기준을 따르고 주님의 뜻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마르 8,29)라고 고백한 베드로를 칭찬하셨지요. 이 때문에 베드로는 

교회의 반석이 됐고, 하늘나라의 열쇠를 받았습니다.(마태 16,18-19 참조) 칭찬받은 베드로는 자신만큼 주님을 

아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을까요? 주님께서 당신의 수난과 죽음, 부활에 대해 말씀하시자, 주님을 꼭 붙들고서 

반박합니다. 주님은 그런 베드로를 꾸짖으시죠.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마르 8,33)

주님의 뜻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판단으로 사람의 일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우리에게도 똑같이 하시는 

말씀입니다. 주님의 뜻에 맞춰서 열심히 살지만, 종종 주님의 뜻이 아닌 제 뜻만 내세우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주님의 뜻은 영광의 자리만을 차지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많은 재물을 갖고,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것이 주님의 

뜻이 아닙니다. 그래서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마르 8,34)고 

말씀하셨던 겁니다. 그런데도 세상의 기준으로 많은 것을 가져야만 하느님의 축복을 받는다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자신의 십자가를 피해서는 안 됩니다. 그보다는 주님의 뜻을 찾으면서 때로는 고통과 시련으로 보이는 

자신의 십자가 역시 기쁘게 짊어질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마음을 가지고 주님의 뜻을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할 

때입니다. 야고보 사도는 말합니다.

“믿음에 실천이 없으면 그러한 믿음은 죽은 것입니다.”(야고 2,17)

주님을 굳게 믿는다고 하면서 자신의 십자가가 무겁다고 불평한다면 믿음이 부족한 것입니다. 어떤 순간에도 

주님의 뜻을 찾고, 뜻에 맞춰 살아가야 합니다. 그래야 두려움 없이 당당하게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처럼 주 하느님께서 우리를 도와주시는데 이 세상에서 어떤 수치를 당하겠습니까?(이사 50,7 참조) 


                                                                      " Peace be with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