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주보(제2171호),  2018년4월22일(나해) 부활 제4주일(성소 주일)

(생명의 말씀)    나는 착한 목자이다

*글:   허영엽 마티아 신부 | 서울대교구 홍보국장


“우리는 오래전 인간이 갈 수 있는 수없이 다양한 길중에서 ‘사제’라는 길을 택해 이곳에 발을 들여놓았다. "


사제가 된다는 것, 그것은 너무나 엄청난 행위였다. 그래서 어느 선배는 ‘사제는 가난과 고독을 스스로 택해서 일생을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이 땅 위에 가난과 고독을 행복으로 이해하는 것은 어쩌면, 사제만이 갖는 행복의 

철학인지 모른다. 부족하게 헝클어진 이 육신과 영혼으로 사제의 길을 떠나려 하다니. 이것은 분명 두려움과 기쁨인 것이다.


지나면 헛될 갈매기의 꿈을 좇으며 얼마나 많은 시간을 방황하였던가? 얼마나 많은 밤을 허탈감과 무의미로 인하여 

실망과 좌절을 느꼈던가...사제직은 결코 영웅적행위도 실리적인 이기적 행위도 아니다. 나의 응답이며, 헌신이며, 모험인것이다.

그래서권력과 명예와 재물의 억센도전에 의연할 수 있으며, 편협과 고정 관념을 넘어설 수 있는 것이다.


낙산을 떠나면서 이제 한가지 분명한 것은 여태까지그래 왔듯이 수없이많은 날이 회의가 물밀듯 밀려오고 자주 땅에 주저앉고 

싶었을 것이다. 기쁨에 겨운 날보다는 살얼음을 걷는 날들이 더 많을 것이다.


그때 우리는 아침마다 졸린 눈을 비비며 쳐다보았던 성당 입구의 거울에 선배들이 남겨놓은 구절을 기억해내고는

위로와 기쁨을 찾겠다.”


“우리는 끝까지 끈기있게 견디어낸사람들을 행복한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야고 5,11 참조)


얼마전 오래된 원고를 뒤적이다 누런 갱지 한 장을 찾았습니다. 1983년 11월 가을, 신학교 송별음악회에서 내가 부제반 

대표로 했던 송별사의 내용이었습니다. 나는 잠시 눈을 감고 과거로 날개짓을 하였습니다. 송별회의 그날 밤을 떨리는 

마음으로 생각해보았습니다. 


“주님! 내가 다시 그런 순수한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요?”


오늘은 부활 제4주일이며 성소 주일입니다. 1964년 바오로 6세 교황님은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마태 9,37-38)면서 성소주일을 정하셨습니다.


성소란 거룩한 부르심을 뜻하며 좁은 의미로는 하느님의 특별한 부르심에 의해 사제가될 사람이나 이미사제가 된 사람들,

또는 수도자가 될 사람이나 이미 수도자가된 사람들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사제들은 예수 그리스도처럼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기 위하여 ‘착한 목자’처럼 어떠한 위협앞에서도 목숨을 바칠 각오로 앞장서야합니다.


그러나 사제들도 나약한 인간의 속성을 그대로 안고 있기에, 때로는 잘못을 저지르고 때로는 실수도 합니다. 

사제가 되는 련의 길은 모든 인생사처럼 기쁠때도 많지만 힘들고 어려울 때도 많습니다.


오늘 성소 주일을 맞아 사제들과 신학생들을 위해서 특별히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 Peace be with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