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주보(제2170호),  2018년 4월 15일(나해) 부활 제3주일


(생명의 말씀)   삶으로 드러나는 부활의 진리


*글:   최규하 다니엘 신부 |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교수


덴마크의 철학자인 키에르케고어는 “내게 진리인 진리를 찾는 것, 내가 그것을 위하여 살고 또 죽기를 진심으로 원하는 이념을 

찾아내는 일이 필요한 것이다.  이른바 객관적인 진리를 찾아낸들 그것은 나에게 아무 소용도 없을 것이다.”(표재명, 

키에르케고어 연구에서 재인용)라고 이야기합니다. 


이 말을, ‘절대적인 진리란 존재하지 않으며 각 개인이 나름대로 옳다고 여기는 바가 모두 진리이다’라는 식으로 해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키에르케고어는 이를테면, 진리란 차가운 이성으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뜨거운 가슴으로 이를 살아가야 하는 

성질의 것임을 말하는 것입니다.  가령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윤리적 규범은 단지 그 말을 이성적으로 이해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확신을 가지고 이를 실천하며 살아갈 때 비로소 나에게 진리가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부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이에 대해 성경을 통해 잘 알고 있습니다. 인간이 되어 오신 예수님은 우리 구원을 위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고, 또한 부활하시어 죽음을 물리치셨습니다. 하지만 이 놀라운 부활 사건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옵니까? 


단지 이천 년 전의 역사적 사건일 뿐인가요? 혹은 추상적이고 알쏭달쏭하지만 믿어야 하는 교리 상식에 그치는 것인가요? 

예수님 부활에 대해 머리로 ‘아는’ 것 이상으로, 그 부활을 우리의 삶으로 직접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정말 중요한 것이 아닐까요. 


곧 매일같이 자신의 죄와 악습에 대해 죽고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나는 것, 밤새 자신을 괴롭혔던 미움을 용기있게 털어버리고 

용서의 다짐으로 매일 하루를 새롭게 시작하는 것, 그리고 세상이 강요하는 가치를 무비판적으로 따르며 살아왔던 삶에서 벗어나 

하느님의 뜻을 찾고 추구하는 것 등을 통해 부활의 삶을 직접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부활의 참된 진리를 깨닫는 길이 아닐까요. 


오늘 복음에서 “너희는 이 일의 증인이다”라며 제자들에게 당신의 부활을 온 세상에 선포할 것을 당부하신 예수님의 말씀도 

바로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어떻게 선포해야 할까요? 말은 그 자체로는 힘이 없습니다. 더욱이 ‘죽었던 이가 다시 살아남’이라는 불가해한 신비를 

말로만 떠든다 한들, 세상 사람들의 비웃음을 살 뿐입니다. 예수님 부활의 기쁜 소식은, 우리가 직접 그 부활의 삶을 살아감으로써 

증거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사랑의 새 계명을 주시며 “서로 사랑하여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요한 13,34-35)라고 말씀하셨듯이, 우리가 부활을 우리의 삶으로 살아갈 때,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비로소 예수님 부활의 의미와 진정성을, 그리고 우리가 부활하신 예수님의 참 제자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 Peace be with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