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평화신문(제 1455 호),  2018년 03월 11일 사순 제4주일


(생활 속의 복음)  사순 제4주일 (요한 3, 14 -12)  그리스도의 빛


*글: 조명연 신부 / 인천교구 갑곶순교성지 전담 


제가 있는 갑곶순교성지에는 꽃나무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봄이라 말하는 3~4월에 아름다운 꽃들의 향연을 볼 수 있습니다. 

매화를 시작으로 목련,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영산홍, 벚나무, 그 밖에도 많은 야생화들이 서로 경쟁하듯이 아름다움을 뽐냅니다. 

그런데 이중에서 제가 제일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는 꽃이 있습니다. 바로 벚꽃입니다. 흐드러지게 피는 꽃의 아름다움 때문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특별한 아름다움을 느끼기 때문은 아닙니다. 바로 제가 처음 성지에 와서 처음으로 

땀 흘려서 심은 것이 바로 벚나무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제가 심고 키운 나무 중에서 제대로 자라는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이상하게도 제 손만 타면 시들면서 죽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래서 이 벚나무만큼은 갑곶에 와서 처음 심는 것이었기에 잘 키우고 싶었습니다. 더 정성을 쏟고 관심을 가졌던 이유였지요. 

그런데 저의 염려와 달리 무럭무럭 잘 자랐고, 4월이 되자 드디어 꽃을 피웠습니다. 다른 꽃들이 보이지 않더군요. 

그리고 벚꽃이 질 때에는 얼마나 아쉬웠는지 모릅니다. 

제가 직접 심고 키운 것이기에, 더군다나 특별한 정성과 사랑이 들어갔기 때문에 특별한 정이 생긴 것이지요. 그렇다면 하느님께서는 

어떠하실까요? 당신이 직접 만들고 키우고 있는 ‘나’라는 존재를 어떻게 보실 것 같습니까? 왜 그렇게 큰 사랑을 주시는지, 

그래서 끊임없이 기회를 주시는 이유를 깨닫게 됩니다. 바로 우리들을 특별하게 생각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작품입니다.(에페 2,10)

이렇게 귀한 존재라는 것을 그리고 특별한 사랑을 받는 존재가 우리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3,15)라고 분명히 말씀하시지요. 이스라엘이 불순종으로 

광야에서 독사에게 물렸을 때 모세가 들어 올린 구리뱀을 봐야 살아났던 것처럼, 우리 역시 살기 위해서는 그리스도만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죄가 용서되는 치유를 통해서 영원한 생명이라는 구원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빛으로 오신 주님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빛보다 어둠을 가져다주는 죄를 더 사랑하였기 때문입니다.(요한 3,19 참조) 

이렇게 당신 곁을 떠나는 사람들을 얼마나 안타깝게 지켜보고 계실까요? 구원을 위해 이 땅에 오신, 십자가에 높이 달리신 

주님을 바라보지 않는 모습에 “제발 나를 좀 봐 다오”라고 안타까운 탄성을 지르시는 것만 같습니다. 

제1독서를 보면 페르시아 임금 키루스는 칙령을 내려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해방시키는 장면을 봅니다. 유배의 고통에서 

해방되던 날, 그들은 하느님께서 자신들을 버리지 않았음을 그리고 무엇보다 그 사랑과 자비가 얼마나 큰지를 깨달았습니다. 

이 해방의 기쁨을 지금 우리들도 체험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바로 십자가를 통해서 죄로부터의 해방의 기쁨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십자가는 하느님께서 인간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큰 표징이었습니다. 십자가를 통해 우리는 이제 어둠에서 벗어나 빛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악행이 아닌 선행을 하도록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새롭게 창조된 것입니다.(에페 2,10 참조)

‘바라봄’에는 법칙이 있다고 합니다. 똑같은 것을 바라보아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는 것입니다. 

지금 내 자신이 있는 곳이 어두운 감옥 철창 같이 캄캄한 곳이라도 희망의 빛은 반드시 있고 또 이 빛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바로 빛이신 주님께서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깊이 묵상하는 사순시기도 벌써 4주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남은 사순시기를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를 

함께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 특히 주님의 사랑에 대한 우리의 응답은 과연 어떠했을까요? 여전히 빛이 아닌 어둠만을 바라보고 

또 이 어둠을 향해 의미 없이 걸어가고 있는 우리들을 향한 주님의 슬픈 눈이 떠올려집니다.


                                                                       " Peace be with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