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강론(안동교구)

    [2월 18일 사순 제1주일] "예수님께서는 … 유혹을 받으셨다."(마르 1,13)


       *글:   개운동 본당 황재모 안셀모 신부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면서 참회와 속죄의 생활로 예수님의 부활축제를 준비하는 시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사순 제1주일에 듣는 복음 말씀은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유혹과 시련을 겪는 내용입니다. 예수님은 공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광야에서 40일을 보내셨는데, ‘준비기간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시기에 주로 겪으신 일은 사탄의 

유혹이었습니다. 


인간의 생각으로는 예수님이 40일 동안 깊은 기도와 묵상 안에서 하느님 아버지와 온전히 하나 되고 영광에 싸인 

모습으로 공생활을 준비하시는 모습이 훨씬 품위 있고 근사해 보일 것입니다. 사실 하느님의 아들이 지상에서 

당신 사명을 펼치기도 전에 사탄의 유혹과 시련에 맞서 싸워야 했다는 것은 상당히 귀에 거슬리는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마르코 복음사가는 예수님이 광야에서 40일을 어떻게 보내셨는지 솔직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첫 단추부터 잘 껴야 한다.’는 말이 있고 시작이 좋아야 끝도 좋다.’는 말도 자주 합니다. 실제로 우리는 어떤 일을 

계획하고 실행할 때 마수걸이처럼 시작이 어떠하냐에 따라 그 일의 결과가 좋을지 나쁠지 미리 짐작해 보기도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예수님의 광야 유혹 사건을 들여다보면,그분의 공생활은 시련과 고난이 끊이지 않는 평탄치 않은 

삶이 될 것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르코 복음사가가 이 사건을 통해 우리에게 가르치고자 하는 것은, 사탄의 유혹이나 시련은 이 땅에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고 건설하기 위해 반드시 겪어야만 하는 과정이며, 복음의 원조이고 완성자이신 예수님이 

장차 그러한 걸림돌을 극복하고 승리하실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결코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들로서 또한 메시아로서 

힘과 능력이 부족해서 사탄이 얕보고 유혹한 것이 아닙니다. 사탄은 본성적으로 하느님께 맞서 그분의 나라가 

건설되는 것을 막으려하기에, 절대 자신이 이길 수 있는 대상이 아님에도 예수님의 앞길을 막아섭니다. 

그러나 결국 예수님께서는 이 모든 것을 물리치고 승리하십니다.


40일 동안의 유혹은 장차 예수님의 공생활에서 그분을 반대하고 유혹하려는 이들과 그들로 인한 시련이 끊이지 

않을 것임을 말해줍니다. 예수님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물론, 특별한 선택을 받아 그분과 함께하면서 

가르침을 받은 제자들도 유혹과 시련 때문에 그분의 정체를 알아보지 못하고 배반하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모든 유혹과 시련을 이겨내고 마침내 십자가의 수난과 죽음을 통해 메시아의 사명을 완수하십니다.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겪으신 유혹과 시련은, 하느님 나라가 온전히 임하기까지 이 땅에서 하느님과 복음을 위해 

일하는 이들에게도 똑같은 사탄의 유혹과 시련이 끊이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당신처럼 

진실한 마음과 사랑으로 하느님 아버지와 함께하는 이는 모든 것을 반드시 이겨내고 신앙의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


사실 유혹이나 시련은 자칫 인간을 극복할 수 없는 좌절과 실패로 내몰 수 있지만, 그러한 경험이 주님을 더 간절히 

찾고 의지하면서 신앙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때때로 주님께서 

허락하시는 유혹과 시련도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주님은 우리가 그것을 잘 극복하고 더욱 성장하는 당신의 자녀가 

되리라는 신뢰를 갖고 계실지도 모릅니다.그러므로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은 주님을 향한 굳센 믿음입니다. 

어떠한 믿음입니까? 그것은 언제나 주님이 우리를 사랑하시고 함께하신다는 믿음입니다.


이번 사순 시기에는 특별히 주님께 대한 흔들림 없는 굳센 믿음을 간절히 청하고, 주님의 은총으로 그 믿음을 

선물 받는 시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 Peace be with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