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평화신문(제1450호), 2018년 1월 28일 연중 제 4주일, 해외 원조 주일


(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 4주일 (마르 1, 21-28)    행동하는 신앙인


*글: 조명준 신부 / 인천교구 갑곶순교성지 전담


사랑하는 사람의 아픔을 보면서 대신 아파해줄 수 없습니다. 이 사실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면서 종종 ‘차라리 내가 아프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생각을 하면서 괴로워한다면 상대방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요? 

‘내가 더 잘 챙겼더라면…, 내가 더 잘했더라면…’이라는 생각을 한다고 한들 아픈 상대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러한 예를 하나 들어봅니다. 

급한 마음에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뛰어가다가 어떤 분과 부딪쳐서 그분이 들고 있던 짐이 바닥에 모두 떨어졌습니다. 

너무나 미안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냥 도망쳤습니다. 대신 계속해서 주님께 기도했습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그분이 상처받지 않도록 해주세요.’

이렇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기도를 했으니까 괜찮다고 할까요? 아닙니다.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는 죄책감에 계속해서 

불편한 마음에 힘들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도망가지 않고 얼른 그의 짐을 정리해주고는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라고 

말한다면 어떨까요? 바로 그 순간 죄책감은 사라질 것입니다. 

맞습니다. 생각만으로는 문제의 원인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는 우리들이 자주 범하는 어리석은 모습입니다. 바로 행동을 할 때에 

문제의 원인이 사라질 때가 더욱더 많습니다. 종종 제게 사람들과의 관계가 너무 힘들다는 말씀을 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미움이 너무 커서 그 사람을 만나는 것이 너무 힘들다’ ‘나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견디기 힘들다’ 등등. 도저히 그 관계가 

해결될 것 같지 않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그러면 제가 질문을 던집니다. 

“그렇다면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뜻밖의 질문이었는지 한참을 생각하십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기도밖에 없지요.”

정말로 기도밖에 문제의 해결 방법이 없는 것일까요? 앞서 누군가 부딪쳤을 때 미안하다는 마음을 갖고 기도만 하면 죄책감이 

해결되던가요? 아닙니다. 지금 당장 내가 해야 할 행동을 통해서 문제가 해결됩니다.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이 예수님께 소리를 지르며 말합니다.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저희를 멸망시키러 오셨습니까?”(마르 1,24)

이때 예수님의 대답은 어떠하셨나요? “조용히 하여라.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마르 1,25)는 꾸짖음이었습니다. 사실 어렵고 

힘든 상황이 처했을 때 ‘왜 이렇게 힘들게 하십니까? 저를 완전히 멸망시키려는 것입니까?’라는 우리의 기도와 비슷합니다. 

바로 악의 유혹에 빠져있을 때 우리가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말씀해 주시는 것입니다. 

제1독서는 “그가 내 이름으로 이르는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은 내가 직접 추궁할 것이다”(신명 18,19)라고 강한 어조로 우리에게 

말합니다. 따라서 침묵 안에서 기도하면서 주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노력하고 동시에 그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합니다. 더군다나 주님께서는 더러운 영도 복종하는 권위를 가지고 계신 분이시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주님과 

함께하면서 행동한다면 못할 것이 전혀 없습니다. 

불안한 마음이 종종 생깁니다. 그런데 불안은 모양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불안은 진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저 자기 자신이 

가지고 있는 하나의 시각일 뿐입니다. 따라서 권위를 가지고 우리와 함께 계신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을 가지고 주님 뜻에 맞는 

행동을 한다면 분명히 그 불안은 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우리 모두가 걱정 없이 살기를 바란다고 말씀하십니다.(1코린 7,32 참조) 그래야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서 

품위 있고 충실하게 주님을 섬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1코린 7,35) 생각만으로는 어떤 걱정과 불안도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주님을 충실히 섬길 수 있는 행동하는 신앙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글: 조명준 신부 / 인천교구 갑곶순교성지 전담 )


                                                            " Peace be with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