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평화신문(제1438호), 2017년 11월 5일 발행


(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31주일 (마태23, 1-12), 복되어라, 하느님의 법을 그 낙으로 삼는 사람!


*글: 정연정 신부/서울대교구 화곡본동본당 주임


오늘은 연중 제31주일입니다.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성인께서는 「신심생활 입문」에서 “새가 날개를 움직이지 않으면 땅에 

떨어지는 것처럼 우리도 하느님을 섬기려고 한 최초의 결심을 자주 쇄신해야 한다”고 가르쳐 줍니다. 

모름지기 우리는 “오직 하늘에 계신 한 분”(마태 23,9 참조)만을 바라보며 가야 합니다.

너희는 내 말을 듣지 않고, 나의 길을 벗어났다(말라 2,1.8-9 참조)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셸링(F. Schelling)은 “오직 자유로운 자만이 신 안에 있고, 자유롭지 못한 자는 자유롭지 않은 한 필연적으로 

신 바깥에 있다”라는 의미 있는 통찰을 남겼습니다. 참으로 그렇습니다. “하느님의 법에 복종한다고 해서 인간의 자유는 부정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 품위에 걸맞게 됩니다.”(「진리의 광채」 42항 참조)

오늘 제1독서에서 말라키 예언자는 사제들을 비롯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하여 하느님 계명에 순종할 것을 독려합니다. 

아울러 “한 분이신 하느님께서 우리를 창조하지 않으셨느냐?”(말라 2,10) 하고 반문합니다. 사실 우리 자신이 하느님의 피조물임을 

깊이 자각할 때에, 비로소 “하느님의 길”(말라 2,9 참조)은 우리의 길이 됩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여러분 안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1테살 2,13 참조)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회칙 「신앙의 빛」에서 “신앙은 하느님의 부르심에 따라 거듭해서 기꺼이 변모되려는 자세입니다. 주님을 향해 

거듭 되돌아감으로써, 우리는 우상 때문에 유발된 해체(解體)된 모습에서 벗어날 수 있는 확실한 길을 발견합니다”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께서는 테살로니카 교회 성도들에게 “여러분은 우리가 전하는 하느님의 말씀을 사실 그대로 하느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였습니다”(1테살 2,13 참조)라고 하시면서, 하느님께 마음을 활짝 연 이들이 누리게 되는 은사를 선포합니다. 

참으로 신앙은 하느님께서 우리 가까이에 계심을 체험하게 합니다.

너희의 아버지는 오직 하늘에 계신 분뿐이시다(마태 23,9 참조)

얼마 전 프랑스에서 발간된 대담집 「정치와 사회」를 통하여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저의 생각은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

(이혼과 사회혼으로 성체성사 은총에서 배제된 사람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식별 과정을 거쳐 통합하자는 것입니다. 하지만 ‘절대 안 됩니다. 

그들은 성체를 모실 수 없어요’라는 말을 듣는 게 현실입니다. 그럴 때면 바리사이들과 관련된 예수님 시대의 비극적 상황이 떠오릅니다”라는 

안타까움을 토로하신 적이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향해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마태 23,3) 이들이라고 대놓고 비판하시면서, 

“그들의 행실은 따라 하지 마라”(마태 23,3)고 신신당부하십니다. 사실 행동이 결여된 그리스도인의 모습은 그 자체로 자신에 대한 부정이고 

모순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끊임없이 주 예수 그리스도께로부터 배워야 합니다.

잼을 바른 빵

제가 즐겨 인용하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들려주신 비유가 있습니다. “어떤 아버지가 아이에게 잼을 바른 빵을 주었는데, 

빵에 묻은 잼만 먹고 빵은 버리는 아이를 볼 때 그 아버지의 마음은 어떻겠습니까? 아이의 아버지가 느꼈던 마음을 떠올릴 수 있다면, 

우리는 하느님 아버지의 마음을 잘 헤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비유를 통해서 잼은 하느님의 법이며, 빵은 인간의 자유라고 풀어볼 수 

있습니다. 결국 하느님께서는 인간이 당신의 법에 맛 들이면서, 궁극적으로는 진정한 자유를 찾아 누리도록 하십니다.

교형 자매 여러분,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낮추는”(마태 23,12) 자세야말로 우리가 “높아지는”(마태 23,12) 길이라고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이것이 바로 신앙의 역설이며 신비입니다. 부디 여러분 모두가 자신의 일상에서 하느님의 법을 충실히 실행하는 삶을 통하여 

“자유인”(1코린 7,22 참조)으로서 누리는 행복으로 충만하시길 빕니다. 아멘. 

(*글: 정연정 신부/서울대교구 화곡본동본당 주임)


                                                                      " Peace be with You! "